지난 문재인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탈(脫)원전을 부르짖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고 나무가 울창하던 산이 민둥산으로 변해 산사태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기료는 올리지 않아 한국전력의 누적적자가 당시 177조 원이 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갈수록 드론, 로봇, 자동차, AI 등 전기를 사용하는 과학기기와 반도체 등 천문학적 전력을 요구하는 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2021년 한해동안 사용한 전력량이 1만 8,412GWh입니다. 2021년기준 주택용 전력사용량이 7만 9,915GWh인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전체 주택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4가량을 삼성전자가 사용한 셈입니다. 2021년기준 한전이 국내 산업용 전력 다(多)소비 상위 30위 법인에게 판매한 전력량은 10만3,338GWh에 이릅니다. 2021년 한해기준 한전의 전력판매량 53만3,431GWh의 약 1/5.5 가량을 30대 대기업이 차지했습니다. 지금은 그 폭이 크게 늘었습니다.
요즘 들어 더욱 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전기자동차입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 우리나라 등록 자동차 수는 2,535만 대를 돌파했습니다. 이중 친환경차(전기, 수소, 하이브리드차)가 전체 등록 자동차의 5.8%인 147만8천대입니다. 친환경차 중 전기차가 35만대 가량입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팔린 전기자동차가 10만대 정도 됩니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속도를 감안하면, 전기차 등록 대수도 당연히 크게 늘어 날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가파르게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전력 생산이 가능한가 하는 점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50kwh 급속충전기는 kwh당 324.4원, 100kwh 충전기는 347.2원이 부과된다고 합니다. 기존보다 가격이 올랐습니다. 더구나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감안하면 전기차가 과연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의문도 생기고 있습니다. 전기차 1대가 1달에 소비하는 전력이, 4인 가구가 1달 내내 사용하는 전력량(300~350kW)과 맞먹는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2021년기준 발전량을 보면 원자력이 15만8,015GWh, 석탄이 19만7,966GWh, LNG가 16만8,378GWh,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신재생 부문은 모두 합쳐 4만3,096GWh에 불과합니다. 기타 유류, 양수(揚水)발전을 합쳐 총 전력 생산량이 57만6,809GWh입니다. 문제는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한국전력의 상황이 현재도 이미 녹록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한전의 2022년 9월말 기준 부채총액이 177조7,841억원(연결기준)이나 됩니다. 차입금이 109조4,968억원입니다. 이자비용만도 연간 약 2조원, 일일기준 약 55억원 수준입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전력공급 설비 확충과 유지보수, 안전관리를 해야만 합니다. 결국 돈이 필요합니다. 해마다 10조원 가량을 투자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한전 입장입니다. 최근 한전은 5.500억가량 토지건물을 매각헸는데, 그래봈자 한달보름가량 지출할 이자비용 밖에 안됩니다.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엄청난 전기를 사용하는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사회적 배려계층(장애인, 유공자, 기초수급, 차상위계층, 대가족, 3자녀, 출산가구 등 약 336만 가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지금은 '저렴함' 때문에 너도나도 구입하고 있는 전기차 사용자들이 급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기료 인상은 피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2022. 9월기준 OECD와 IEA의 전력가격 자료(OECD-IEA, Energe Prices and Taxes Statisitcs DataBase.)에 따르면, 2021년기준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MWh당 독일이 380달러로 가장 비싸고, 우리나라는 108.4달러로 OECD 37개국 중 34위입니다. OECD 37개국 평균이 180.3달러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 역시 영국이 187.9달러로 1위, 우리나라는 95.6달러로 29위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 모두가 헐값에,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력 생산 구조도 시급히 바꿔야 합니다. 에너지원 발전량을 보면 여전히 석탄이 가장 많습니다. 그만큼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다음이 LNG이고 원자력은 3위입니다. 특히 2021년기준 발전종류별 발전단가를 보면 kWh당 원자력이 56.17원, 양수가 140.14원, 수력이 102.97원, 신재생이 124.92원입니다. 원자력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하고 오히려 친환경이라는 신재생이 제일 높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무역수지를 보면 2022년 11월 누계기준 에너지 수입액이 1,741억 달러나 됩니다. 원전 비중을 크게 늘려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결론은 전기요금 현실화, 원자력발전 확대 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세대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고, 전기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삶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시간을 끌 사안이 아닙니다. 원전산업은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습니다. 탈원전 운운하는 것은 우리 상황을 모르고 하는 몽상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