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의 거짓말과 무능은 국민을 고통에 빠뜨립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한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김현미 前장관은 지난 2017년 6월23일 취임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동산) 과열 원인은 공급 부족이 아니다. 이번 과열 양상의 원인을 공급 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2년뒤인 2019년6월17일 국토부 보도자료에는 이렇게 나옵니다.
'서울 아파트 공급물량은 최고 36% 증가할 것'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2만호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
'3기 신도시에 서울 수요를 분산시켜 수급 안정할 것'
그러더니 2020년12월에 김현미 前장관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공급 부족은 박근혜 정부이던)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가 대폭 줄었고 공공주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21년 8월25일, 부동산정책 패닉상황을 가리기 위한 착시효과를 노린 것인지 사전청약을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시장과 전문가들로부터 조삼모사, 희망고문, 전월세난 가중이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사전청약후 입주 때까지 최소 4-5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의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잡기엔 솔직히 역부족이었고, 3기 신도시도 토지보상문제 등으로 수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게다가 늘어난다는 사전청약 물량 중 서울은 고작 1만4천호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도심고밀개발이 원활히 추진되어야만 기대할 수 있는 숫자였습니다. 결국 ‘청약난민’만 양산하는 ‘희망고문’이 되고 말았습니다.
새로 추가했다는 사전청약물량 10만가구 중 상당수는 민간기업의 참여를 전제로 한 추정치였고, 이 민간아파트의 경우 사전청약에 당첨되면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되며, 건설사들이 굳이 청약을 앞당길 유인책도 없었기에, 이게 과연 누구를 위한 보여주기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집값 폭등이 공급부족 때문이 아니라 유동성 과잉 때문이라고 계속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나서서 공급 확대를 이야기했었습니다. 관료가 대통령을 속였거나, 관료나 대통령이나 모두 시장에 무지했거나 둘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당시 정부나 여당은 입만 열면 주택보급률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2019년말 통계를 보면 전국 주택보급률은 104.8%, 서울은 96.0%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포함되는 주택이라는 것은 다 쓰러져가는 집, 사람도 살기 힘든 집 등등이 모두 포함된 것입니다.
그런데 2020년기준 서울만 보더라도 아파트가 177만2,670호인데, 이중 20년이상 30년미만이 52만612호이고, 30년이상된 아파트도 30만7,366호나 됩니다. 아예 멸실된 아파트도 2017년~2019년까지 3년간만 3만5천호가량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준공된 아파트는 2017년부터 2021년 6월말까지 5년간 모두 합해서 채 20만호 남짓뿐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새집, 좋은 집, 좋은 환경에 살고 싶어 합니다. 그게 인간의 기본 욕망입니다. 그런데 당시 정부는 임기내내 “집은 충분하다”며 온갖 규제만 남발하다가, 임기 다 끝나가는 마당에서야 공급 확대를 부르짖었습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붕괴됐었습니다.
관료의 무능과 거짓말은 그 끝이 항상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차원에서, 항상 깊고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