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by 권태윤

어제 오후 5시 52분이 백로였습니다.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입니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뜨겁던 밤이 어제 부로 바람결이 다릅니다.

아무리 몸부림쳐 봤자 떠나는 인연 붙잡을 수 없듯, 무더위가 아무리 질겨봤자 계절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것도 그와 같습니다.

안될 일은 안되는 것이고, 될 일은 훼방꾼이 많아도 되고 맙니다.

억지를 써서 무리를 할 것도, 지레 포기할 일도 아닙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다가도 연민이 생기기도 하고,

연민이 생기다가도 다시 분노가 일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입니다.


완전을 가장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의 실체를 들키고 맙니다.

보다 겸손하고 나대지 말고 살아야겠다 그리 다짐해보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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