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y Home!

by 권태윤

손흥민이 연볼을 얼마를 받았건,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와의 권투에서 파이트머니를 얼마나 받았는지, 메이웨더가 격투기선수인 맥그리거와의 경기에서 한게임에 얼마를 벌었는지, 호나우두의 연봉이 얼마인지, 故이건희 삼성그룹회장 재산이 얼마였는지 따위에 대해 호기심은 있어도 사람들은 분노하지는 않습니다. 나와 물리적 거리가 먼 재산, 외모, 지위 따위에 대해 분노하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것이 넘을 수 없는, 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강남아파트가 평당 1억이 넘고, 용산과 강남의 무슨 아파트가 수십억에 거래되었다는 소식도 서민들은 그저 그러려니 합니다. 한 달 새 1억이 올랐느니 어쩌느니 하는 소식들을 들으면 가끔 자괴감에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뭐 크게 분노가 일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현실을 모르는 정부정책이 더 화를 돋웁니다. "5억원, 10억원짜리,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신혼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발표를 들으면 저게 뭔 헛소린가 싶습니다. 멀쩡한 그린벨트를 훼손해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를 허물어 아파트를 짓고 ‘경기도의 서울화’를 강화하는 어리석은 짓을 보면 절망에 빠집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서민은 과연 누구일까요? 부부가 같이 벌어서 전세를 얻고 그렇게 한 10년을 아끼고 모으면 은행융자 포함해서 30평형 아파트 하나는 장만할 수 있는 사람을 서민으로 보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주위를 돌아봅시다. 보통의 서민가구가 한 달에 100만원씩 저축하기도 어렵습니다. 맞벌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 교육시키고 온갖 공과금에 세금에 명절과 경조사 챙기자면 허리가 휩니다. 단칸방에서 사는 사람, 죽도록 1억이나 2억원 모아 빌라 한 칸이나 다세대 전세 얻어 사는 사람들이 서울하늘 아래 부지기수입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이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계층별로 각자가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만 합니다. 평당 3천만 원 넘어가는 집은 어차피 서민이 살수도 없고 별로 꿈도 안 꿉니다. 그런 주택들을 여러 채 부담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놀도록 놔두고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만 철저히 잘하면 됩니다. 그다음 중간계층은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대출을 자유롭게 해줘야 합니다. 어차피 담보대출인데 금융기관이 돈 떼일 일은 없을 것 아닌가요. 평생 고생하다 대출 좀 받아서 집 사겠다는 실수요자까지 집을 못 사도록 대출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다음으로 1-2억짜리 전세사는 사람들도 함께 힘을 모아 작게나마 내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용적률 등 주택법상, 도시정비법상 규제를 과감하게 해제해야 합니다.


집은 누군가에게는 과시용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자식을 낳아 기르고 교육시키며 고된 노동의 피로를 맘 편히 풀 수 있는 안락한 쉼터입니다. 그것이 잡을 수 없는 꿈이 되는 사회라면 미래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근본부터 다시 마련되길 바랍니다.

다운로드 (3).jpeg



작가의 이전글기합(氣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