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口)'의 존재 이유

by 권태윤

어떤 정권이건, 여당 국회의원들은 용비어천가만 부르며 정작 해야할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明나라 장원신(莊元臣)의 <숙저자(叔苴子> 내편(內篇)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관조란 새는 남쪽 지방에서 난다. 남방 사람들이 구관조를 잡아 오랫동안 말하는 훈련을 시키면 사람의 말을 모방할 수 있다. 그러나 구관조는 몇 마디 말을 흉내낼 수 있을 뿐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저귀어도 다만 몇 마디 말을 하는 데 그쳤다. 어느 날 매미가 정원에서 울자 구관조는 매미를 비웃었다. 그러자 매미가 말했다.


"네가 사람의 말을 흉내내서 말하는 것은 훌륭하다. 그러나 너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어떻게 나처럼 마음대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말을 들은 구관조는 매우 부끄러워하면서 이때부터 다시는 말 흉내를 내지 않았다.


입은 밥과 술을 먹으라고 달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입도 문제이지만,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자의 입도 거추장스런 장식품에 불과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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