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말내말(他言我言), 西洋 - 54

by 권태윤

“비합리적인 세상에서 합리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을 가져오는 것은 없다”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한 말입니다.


같은 얘기를 대입해봅니다.

“무법천지인 세상에서 법적인 대책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을 가져오는 것은 없다”


과연 그럴까요?


일라이 로스(Eli Raphael Roth)감독의 영화 <Death Wish>를 봤습니다.

폴 커시 역의 브루스 윌리스는 낮에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외과의사로,

밤에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남자입니다.

강도의 총에 의해 아내를 잃고 딸마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그에게

법은 총구보다 멀리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살인이 정의로울 수 있는 것인가요?


무능과 무기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극단적 대책,

그야말로 비합리적 대책의 유혹이 강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극약처방을 함부로 내릴 수는 없습니다.

문제의 당사자라면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인 위험한 처방을 쉽게 요구하지 못합니다.


부동산대책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럴수록 더 원인에 집중해 문제의 근본을 찾아 해결해야 합니다.

엄벌을 내리는 단죄의 칼날만으로는

욕망을 따르는 인간의 본성을 결코 잘라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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