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0시간을 자며 깨어있을 때는 유칼리나무 잎을 씹어 먹는 코알라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인간만큼 많은 종류의 먹이를 다양하게 먹어치우는 짐승이 있을까 하는.
원숭이는 바나나만 먹으면 영양결핍으로 죽게 될까요?
꿀벌은 한평생 꿀만 먹고 사는데 왜 영양결핍으로 죽지 않을까요?
성체(成體)의 경우 23~27m정도이며 몸무게가 160톤 정도(80kg 성인 2천명 가량)가 나간다는 세상에서 가장 큰 흰수염고래는 크릴새우(남극새우)를 주식으로 먹는다는데 어찌 그리도 클까요.
다람쥐가 곤충, 과일, 애벌레를 먹지 않고 도토리만 까먹는다고 건강하고 날래게 살지 못할까요.
다양한 종류를 두루 먹지 않아도, 삶거나 구워 먹지 않아도, 튀겨 먹지 않아도, 졸이거나 절여서 먹지 않아도 대부분의 동물들은 잘도 살아갑니다.
어떤 동물은 한 번에 많이 먹고 수개월을 안 먹고 잠 잘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인간들의 먹이는 구질구질하고 번잡합니다.
밥상 빼고 네다리 달린 것은 다 먹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풀이건, 과일이건, 산(生)짐승이건 닥치는 대로 먹습니다.
튀겨 먹고, 삶아 먹고, 구워 먹고, 생으로도 먹습니다.
눈만 터지면 시도 때도 없이 먹습니다.
하루 세 번 배가 안고파도 꾸역꾸역 챙겨 먹습니다.
탐욕스럽고 게걸스럽게 먹이를 탐하는 者 치고 단식(斷食) 제대로 하는 자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의 입이 이미 먹이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입은 다양한 먹이를 먹는 축복을 받았지만,
몸에 쌓이는 재앙(災殃)을 그 대가(代價)로 얻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니, ‘입으로 들어가는 먹이의 종류와 양(量)을 줄여야
사람답게 제대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