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84

by 권태윤

새벽길 -


어둠 속을 고요히 걸으면

어둠은 숨기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더욱 또렷하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세심한 배려였다


침묵 속에 고요히 걸으면

침묵은 감추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더욱 뜨겁게 가슴을 열어보이려는

천둥같은 외침이었다


가슴 속 가만히 들여다 보면

상처들은 삶을 부정하고픈 눈물이 아니라

더욱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단호한 명령이었다


내가 아닌 너의 소리들이

나의 등을 할퀴며 매달릴 때

새벽길의 말없한 어둠은

메마른 나의 손을 가만히 잡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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