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무게

by 권태윤

사람의 삶에서 사랑이 돈보다 헐값으로 취급되는 모습을 봅니다.

하긴 우리 사회 대부분의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조직에서 진퇴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돈’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군인’도,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복무 연장이나 조기 퇴역을 결정합니다.

그야말로 돈의 세상인 셈입니다.


인생에는 다양한 ‘무게’가 있지만, 좌절과 고통, 절망과 우울, 희망과 용기,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존재는 ‘사랑’입니다.

사랑만큼 강렬하고, 크고 넓으며, 깊고 묵직한 것은 없습니다.

해서 사랑은 채울수록 묵직해지지만, 돈은 채울수록 공허해진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삶의 참모습이 과연 그렇던가요.

실제로는 ‘돈이 곧 행복’이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세상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사랑을 존중하고 사랑에 의지할 때 더 성숙해집니다.


인생에는 무게가 있지만, 돈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돈의 기원이 ‘무게’였을까 싶습니다.

파운드(pound)는 고대 로마의 중량 단위인 폰두스(pondus)가 기원입니다.

1파운드는 0.454 키로그램.

달러는 16세기 초 보헤미아(현재의 체코슬로바키아)의 은광,

요아힘스탈(독일어로 <야곱의 계곡>이란 뜻)에서 주조한 은화였던 ‘탈러’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당시 1달러의 무게는 27.6그램.

멕시코의 페소(Peso)도 라틴어의 ‘중량’을 의미하는 펜슘(pensum)이 어원입니다.

조선시대의 화폐단위였던 관(貫, 3.75kg), 냥(兩, 37.5g)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서를 가리지 않은 이 기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인간은 ‘사랑’이라는 묘약에 취해 절망의 바다를 건너면서도,

‘무게’라는 힘의 창(槍)을 꼬나쥐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고 보면, 생존이라는 들판을 걸어가며 나란히 존재하는 것이 사랑과 돈이라는 존재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무게는 결국 사랑과 돈으로 완성됩니다.

생명이라는 이름의 강을 건너는 우리는 ‘사랑’이라는 배를 구해,

‘돈’이라는 물고기를 열심히 낚아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한없이 미워하면서도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돈.

그 지독한 운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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