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

by 권태윤


오늘이 입동입니다.


차가운 바람으로 솜털이 곤두서고

처마 끝엔 고드름이 뽀족하게 자랍니다.


인간이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入冬’이 아니라,

겨울이 사람에게 들어서는 ‘立冬’입니다.


우리는 늘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지만,

세상은 늘 자연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들어가려 발버둥치지 마세요.

다만, 들어서는 이를 겸허히 맞이할 것.


그럼으로써 우리 입속엔 소란이 잠들고

우리의 손바닥엔 기도의 천둥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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