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밤 -
어둠을 따라 집 나갔던 아이들
그림자처럼 조용히 문틈 디밀고 들어와
덜 마른 빨래처럼 널브러지면
세월의 앞치마 두른 어미만
익숙한 기계처럼 분주히 부엌을 오가고
배 나온 사내는
하릴없이 이방저방 기웃거린다
우리는 한때
얼마나 뜨겁고 요란했던가
먼지 쌓인 가방을 열어
고약한 어둠들을
꾹꾹 눌러 담아본다
창틈 사이로 깡마른 바람의
비명같은 울음소리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