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94

by 권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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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아무나 함부로 먹어선 안되는 것이다


허리 구부려

땀 흘려 절구를 찧어본 자만이

떡을 먹을 자격이 있다


그도 아니라면,


장작을 패서 가마솥을 데우거나

마음 한켠이라도 모두 비워

텅 빈 가을 들판을 가득 담아 본 사람만이

떡을 먹을 자격이 있다


떠억하니 차려진 떡상 앞에서

굽은 허리로 나는

떡과 함께 먹을 국물만

겨우 홀짝거리며 마셔본다


떡,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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