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나

by 권태윤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서로를 보지 못한다는 것,

음식을 먹는 입과 배설기관인 항문이 서로를 보지 못한다는 것,

오른쪽 귀와 왼쪽 귀는 서로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것.


이런 것들이 주는 교훈은,

배우자의 흠을 보지 말고,

과도하게 알려 애쓰지 말고,

듣지 않아도 될 일은 듣지 말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몸의 앞과 등이 평생 서로를 보지 못하면서도 한몸으로 존재할 수 있는 비결은

서로에게 과도한 관심을 갖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한치도 소홀함 없이 치열하게 살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치 나무들이 평생을 이동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싹을 틔우고, 풍성한 잎과 열매를 맺고,

화려한 낙엽을 땅에 미련없이 헌사하듯,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자유와 성숙의 관계로 변함없이 살아가는 존재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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