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연단을 본 일이 있는가. 모든 사람들은 연단 앞에 모이기 전에 연단 뒤 광경을 충분히 보아야 할 것이다. 일찌감치 연단의 뒤를 보아둔 사람은 연단에서 거행되는 그 어떤 마술에도 흔들리지 않게 될 것이다.”
귄터 그라스(Gunter Grass), 『양철북』에 있는 말입니다.
‘공정’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있지만, 정당들의 공천은 늘 ‘불공정’의 내면(진실)을 가졌습니다. 정치하는 자들이 괜히 줄세우기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 색깔까지 자기 내면과 어울리는 색으로 골라 公黨의 색깔로 처바르는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습니다. 권력의 속성은 본래 지저분한 것입니다. 연단 위에서 벌어지는 그럴싸한 광경에 ‘혹시나’ 하는 헛된 기대를 갖지 마세요. 언제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견고해 보이는 시스템도 실은 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때로는 빠른 판단이 그나마 자신의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비극이지만, 그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다만 한 가지 위로가 있습니다. 시간은 모든 권세를 침식하고 정복한다는 것. 나를 죽이려던 자도 결국엔 모두 죽는다는 것. 그것이 불공정에 맞서는 약자들의 초라하지만 유일한 위로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