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라는 마약

by 권태윤

권력은 그 어떤 마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하고 짜릿함이 강렬합니다. 한번 중독되면 좀처럼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금단증세(禁斷症勢)도 그 어떤 마약 보다 강하고 깊습니다. 팔팔하던 정치인들도 낙선하면 금방 늙고 초라해집니다. 더러는 수명도 단축되어 이내 사망합니다. 그렇게 비실거리며 지내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좀비들처럼 흡혈(吸血)을 위해 스멀스멀 기어 나옵니다. 다시 당선이라도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팔팔한 청춘의 기력을 되찾습니다.


권력이라는 마약의 중독성을 없애는 방법은 단 한가지입니다. 권력의 과도한 힘을 빼면 됩니다. 권력을, ‘위에서 누리는’ 도구가 아니라, ‘아래에서 봉사하는’ 도구로 만들면 됩니다. 정치인이건 공무원이건 그 직(職)이 공적(公的) 헌신과 강력한 봉사정신이 없이는 도저히 수행하기 어려운 고된 직업으로 만들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과도한 규제와 인·허가의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끝없이 감시하고 검증하며 심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쉽게 권력에 중독될까요?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길 좋아하는 者가 대부분입니다. 초중고 때 반장을 하고 싶어 안달하던 아이, 군대 가서 완장 차길 좋아하는 청년, 어떤 모임에서건 좌장(座長)을 하고 싶어 몸살을 앓는 어른, 학생들 부려먹고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교사들, 그들이 바로 권력에 이미 중독되었거나 되기 쉬운 者들입니다.


저울의 추(錘)를 소유한 者가 된다는 것은, 공정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고기와 곡식을 팔면서 제 것을 더 챙기는 者들은 한낱 도적(盜賊)에 불과한 者입니다. 그런 者들이 칼과 도끼를 드는 순간 인민의 고혈이 언덕과 바다를 이루게 됩니다. 더 건강한 정신 상태를 지닌 사람들이 권력이 아닌 권위를 세우고, 염치(廉恥)와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仁의 정치를 하길 소망합니다. 국민이 함께 권력이라는 마약의 힘을 뺍시다.

다운로드 (2).jfif


작가의 이전글남말내말(他言我言), 東洋 -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