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

by 권태윤

지금의 멕시코의 유카탄반도 칙술루브 지역 인근에 충돌한 운석이 있습니다.

직경 약 180킬로미터에 이르는 운석 구덩이를 남길 정도로 충격이 커

공룡의 멸종을 가져온 이 운석은 지름이 약 6마일(약 10킬로미터)이었다고 합니다.


칙술루브 충돌구(Chicxulub crater)로 불리는 이 운석 충돌 당시 폭발이 발생해

TNT 폭약 100조 톤과 맞먹는 양의 에너지가 분출됐다고 합니다.

이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약 10억 배에 달하는 에너지량이라고 합니다.


지구와 인류의 운명은 앞으로도 운석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잘났다 뻐기지만 사실 별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이 소중한 별에서 한시적 시간 동안만 서로 행복하게 살다 가면 족할 일입니다.


지난 주말 목욕탕에서 아들이 집을 나갈 생각을 꺼냈습니다.

아직 모아 둔 돈도 거의 없는데 말입니다.


조만간 직장 근처에서 월세건 전세방이건 구해서 살겠다며 나가겠답니다.

대견한 생각이 들다가도 얼마 전 독립하지 않는다고 잔소릴 한 탓인가 싶어 마음이 아립니다.

잘난 부모 만나 편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비를 만나 저런다 싶어 참 온갖 생각이 다 듭니다.


마치 운석에 의한 지구의 운명처럼,

세상에 난 운명 탓에 부모 품 떠나 살아가야 하는 생명체들처럼,

결국 내 아이들도 품에서 떠나 먼 타인처럼 살 팔자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다 운명입니다.

자식들 걱정만 하시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 나는 하루였습니다.

이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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