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며 달려가는 존재들 틈에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날들이 많아졌다.
달려가야 할 길의 길이에 집착하다
달려온 길의 뒷모습에 놀라게 된다.
뒤를 보는 순간들이 많아지면서
우울이라는 독버섯이 마음 곳곳에 자랐다.
가는 길을 늘리고 싶은 욕망보다
그만 가고 싶다는 반항이 빈틈을 노린다.
만 가지 시름 내려놓고 떠나고 싶은 날,
돌아누운 아내의 외소한 등과
곤히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에 정신이 들고
고개 숙인 친구의 한숨과 마른 눈물
금이 간 영혼을 어무만지듯 다시 꿰맨다.
앞과 뒤만 보며 앓던,
가여운 욕망과 캄캄한 절망의 짐일랑 벗어두고
옆, 그 소중한 옆을 보듬고 다독이며 살라며
어둠은 고요한 한 사람의 얼굴로
오래도록 창밖에 그렇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