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읽기의 고역(苦役)

by 권태윤

지면의 70% 가량이 거의 동일한 내용이 실리는 신문 여러 종을 읽다보면, 왜 이렇게 같은 기사를 쓰며 종이 낭비, 돈 낭비를 하나 싶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생각과 정반대의 주장이 실린 신문을 읽다 보면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군부정권 시절처럼 그냥 ’1도1사(1道1社)‘로 운영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다 종류를 헤아릴 수조차 버거운 온갖 인터넷 언론까지 범람합니다. 지방자치단체 한곳을 드나드는 기자가 인터넷 매체를 포함해 2~300명이 넘습니다. 그야말로 ‘언론 과잉’이라는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습니다.


최근 종이신문 구독을 끊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자기 진영을 비난하는 신문을 굳이 돈 들여서 사볼 이유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더욱 늘어난 듯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보면 읽을만한 신문은 10%도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특정 진영에 경도되어 마치 그들의 선전매체 같은 글만 노골적으로 쓰거나 싣는 돈벌이 목적의 언론이 적지 않습니다. 날마다 국민과 사회의 ‘분열과 분노’를 지적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날마다 분노를 조장하고 분노를 팔아먹는 셈입니다. 비극입니다.


우리 언론 환경도 정화가 필요하단 생각을 매일 합니다.


이런 언론환경 속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중앙지와 지역대표지, 경제신문 등 20여 종의 신문을 가급적 매일 읽습니다. 생각이 전혀 다른 주장들을 읽는 일은 그야말로 고역이고 고통이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역꾸역 읽는 일이 습관이 되면 ‘’저들이 왜 저런 짓을 하나‘ 하는 의문들이 조금은 풀리고, 과도하게 경도된 자신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지금의 언론은, 전반적으로 기자들의 수준이나 깊이, 언론사들의 도덕성과 윤리가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너도나도 언론인, 언론사를 자처하는 나라지만, 어쨌거나 조회수나 좋아요에 눈 멀지 말고, 반듯하게 언론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는 기자, 데스크, 편집인이 대다수인 그런 언론사가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정치인이 타락하고 수준이 낮아질수록 우리 언론은 그들보다 수준을 높이고 도덕적으로도 스스로의 정신자세를 바르게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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