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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tia Veritasque Mar 04. 2022

뿌리 깊은 나무에서 피어난 한국 언더 힙합의 꽃

The Bangerz - Soul Company

Tracklist

01. 본 앨범은 (Intro) - Bee Quiett
02. Next Big Thingz - 최적화
03. Syntaxerror - Syntax-Error  
      (Featuring The Quiett)
04. 떠나는 자 - Loquence
05. Keep It Underground - Planet Black
06. One Rainy Day - The Quiett,
        Jerry.k, Kebee
07. Excali-Mic - 최적화
08. Illustration Part 2: 소리의 철학 -
       Masonic Trippers (Featuring Kebee)
09. Funky Smell (Interlude) -
       Bee Quiett, 칼날
10. 향기 - Kebee
11. 夏夢 (The Quiett Remix) - MC Meta
12. 야설(夜說) - Maxan, Planet Black
13. Interview - Bee Quiett
14. 추격! 라데꾸 - Loquence, 최적화
15. 대화 (Interlude) - Smooth Tale,
       최적화
16. 천국에도 그림자는 진다 -
       Smooth Tale, 최적화
17. 그의 선택 - Syntax-Error
       (Featuring Jerry.k, Planet Black)
18. 아에이오우, 어!? - Jerry.k, 화나,
       Planet Black, Kebee, The Quiett,
       칼날, Maxan, MC Meta
19. Soul Company Show
  * 3판에선 Interview(2008 Drummachine Remix)가 실림

※ Team 구성원

* Bee Quiett = Kebee, The Quiett
* 최적화 = 화나, 칼날
* Syntax-Error = D.C., Creiz Rap'er
* Loquence = Jerry.k, Maxan aka
   Makesence
* Masonic Trippers = Loquence,
   The Quiett


잡음 가득한 그 짜증 나는 따분한 음악들과는 사뭇 다른 신개념의 Rhyme과 Flow

2000년대 초반 하자센터에서 열렸던 MC 메타의 힙합 강의를 통해 만난 젊은 뮤지션들은 '소울 컴퍼니(Soul Company)'라는 레이블을 만들게 됩니다. 레이블 이름에서 '소울'은 영단어 Soul과 동시에 '막힌 것(鬱)을 터서 소통(疏)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죠. 자뭇 진지한 그들의 이상은 치 Wu-Tang Clan이 그랬듯 이 한 장의 앨범을 통해 한국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발자취를 겼습니다.

소울 컴퍼니의 특징은 우선 감성적인 음악과 구성원들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들 수 있습니다. 본작 <The Bangerz>를 통해 선보인 각 멤버들의 개성은 이후 솔로 및 팀 앨범에서도 확고하게 굳혀내며 당시 언더 힙합 씬에서 함께 성장해 가던 하드코어 레이블 빅딜 레코드(Big Deal Records)보다 좀 더 쉽게 팬들에게 다가가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MC 메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소울 컴퍼니는 한국어 라임에 대해서도 진지하고 깊게 다가갔습니다. 특히 최적화가 이런 행보에 있어서 선봉의 역할을 했는데, 최적화의 멤버인 화나는 이후로도 '라임 몬스터'라는 별명을 얻으며 Verbal Jint, P-Type과 더불어 한국어 rhyming에 있어 중요한 인물이 됩니다.


타인에게 전하고 싶은 건? 건강한 메시지, 또 깊은 음악!

컴필레이션 음반답게 <The Bangerz>는 주제도 스타일도 다양한 곡들이 넘쳐납니다. MC로서의 철학이 담긴 'Next Big Thingz,' 'Syntaxerror,' 'Keep It Underground,' 'Illustration Part 2: 소리의 철학'과 같은 곡들은 막 20대에 접어든 나이가 믿기지 않을 깊이 있는 가사들을 선보입니다. 런가 하면 'One Rainy Day,' 'Excali-Mic,' '夏夢,' '야설,' '추격! 라데꾸,' '천국에도 그림자는 진다' 등의 곡들에서는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입니다. 작이 컴필레이션 음반이면서 동시에 레이블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와 같은 구성은 소울 컴퍼니라는 레이블과 그 멤버들이 어떤 색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 가운데 진지하되 무겁지 않음을 통해 보다 많은 청자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프로듀서로는 The Quiett, Jerry.k, Critikal P가 활약했습니다

본작은 소울 컴퍼니의 역량이 총동원된 앨범입니다. 앨범 커버에 그려진 멤버들의 캐리커쳐는 화나가 그린 것이며, 수록곡 중 '향기'를 제외한 모든 곡을 The Quiett과 Jerry.k가 작곡했습니다. 특히 The Quiett은 컴필레이션 곡 '아에이오우, 어!?'를 비롯한 13곡을 썼으며, 녹음과 믹싱 등 앨범 전반에 걸친 프로듀서로서 활약했습니다. 이후로 소울 컴퍼니가 해체하기까지 The Quiett은 메인 프로듀서로서 소울 컴퍼니의 색을 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는데, 본작에서부터 그 실력을 멋지게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와 별개로 비트를 듣는 재미도 쏠쏠한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The Bangerz: Instrumentals>를 다루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가슴팍에 따분하게 가둔 나의 작은 바램을
한국말의 발음 안에 가득하게 담을 차례


무엇보다도 가장 확실히 두드러지는 특징은 Rhyme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MC 메타라는 '뿌리 깊은 나무'에서 탄생한 만큼 소울 컴퍼니는 rhyming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Next Big Thingz'의 경우 최적화라는 팀 자체가 rhyming에 '최적화'된 팀이어서 곡 전체에서 rhyme을 통한 실험을 볼 수 있으며, 특히 hook 가사 중 "잡음 가득한 그 짜증 나는 따분한 음악들과는 사뭇 다른" 'ㅏ'와 'ㅡ/ㅜ' 모음만을 번갈아 쓰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나중에 화나는 '동전한닢 Remix에서 'ㅣ'와 'ㅏ' 모음만을 사용해 8마디 verse를 완성시키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Illustration Part 2: 소리의 철학'에서 The Quiett은 자신의 예명 Quiett을 'QU,' 'IE,' 'Double T'로 나누고, 이에 맞춰서 rhyme을 맞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 rhyming의 백미는 단연 '아에이오우, 어!?'입니다. 제목에 쓰인 6개의 모음으로 각 verse의 rhyme을 맞춘 곡으로, 참여한 각 멤버들의 rhyming skill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Jerry.k의 경우 자신의 verse의 마지막 2줄은 'ㅏ/ㅑ'의 모음만으로 처리해버리며, 화나의 경우 자신의 verse 모음 'ㅔ/ㅐ'를 기본으로 살리면서 다음절 rhyming으로 가사를 완성합니다. 단순히 단체곡임을 넘어서 rhyme에 대한 이런 실험적 태도로 인해 '아에이오우, 어!?'는 소울 컴퍼니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아, 해체한 지 11년이 다 돼 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소울 컴퍼니를 상징하는 곡으로 남아 있습니다.


Summary

Wu-Tang Clan을 상징하는 앨범이 <Enter The Wu-Tang(36 Chambers)>라면 본작 <The Bangerz>는 소울 컴퍼니 그 자체라 볼 수 있습니다.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달달한 감성 힙합과 더불어 실험적인 시도들을 통해 본작은 아직까지도 힙합 팬들의 필청 앨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힙합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Recommendation

Next Big Thingz
떠나는 자
Keep It Underground
향기
Interview
천국에도 그림자는 진다
아에이오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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