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만, 이유를 모를 뿐이다

방앗간 끊은 참새 이야기

by 조 경희

" 너무 오랜만에 오셨네요 "

그 한마디에 오래 기다린 시간이

묻어 있었다


방앗간을 돌아간 지 한 달째...

참새는 문득문득 사장님을 생각한다.

마치 범인이 현장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아직도 방앗간 문이 열려 있는지 궁금하다.

사장님이 떠오르는 건 텔레파시 아닐까.

사장님도 나를 궁금해한다는 신호 같은......


운동을 마치고 이사문제로 부동산에 들렀다.

가는 길은 방앗간을 스쳐간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던 차라 방앗간에 들어섰다.


사장님이 우두커니 앉아있다.

"오랜만"이라는 말에 섭섭함이 묻어있다.

많이 기다리신 얼굴이다.

달리 변명할 말이 없었다.


" 저희 딸이 여기가 붕어빵 맛집이래요. 인스타에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요?" 마침 손님이 들어온다.

"저희 집 맛있다고 소문났다고 하네요"

" 네,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에요 많이 팔아주시고, 소문도 많이 내주세요"


나는 마치 이 집 영업 사원처럼 말한다.

사장님이 보여주신 애정과 관심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이...

그동안 못 온 것에 대한 미안함을 변명이라도 하듯...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을 한다.

매일 오던 사람이 안 오기도 하고.....

때로는 모른 척도 한다.

그 순간 이해 되지 않지만

훗날 알게 된다.


'팥 중독 참새가 이래서 큰 뜻을 이루겠는가'

라는 질문하나에

발길을 끊었다는 것을 생각이나 했겠는가..


상대 행동이 내 맘 같지 않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우리는 다만, 이유를 모를 뿐이다.


한겨울 공부하게 해 주신 고마운 사장님.

겨울 내내 방앗간을 찾았다면

나는 아마 나를 합리화하며

한심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참새가 왜 안 올까

기다리실 사장님.

당신을 그리워할 겁니다.

참새가 아닌 조금은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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