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고치며 살고 있을까?

리프팅과 덕행

by 조 경희

애교 살에 퍼렁 멍이 든 아가씨가 고개를 살짝 내밀고 들어온다.

가만히 보니, 눈썹에도, 관자놀이에도 자욱이 있다.

" 시술하셨어요?"

서로 아는 일이라는 듯, 고개만 끄덕인다.

엊그제 손님이 아니었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났을 거라고 상상했을 것이다.


그날은 내 또래 환갑을 넘은 용띠 손님이었다.

그 손님은 눈썹이 휘날리고, 귀뒤부터 목덜미까지 꿰맨 자국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뭘 했길래 그런 모습인지 신기하고 궁금해,

" 뭘 했길래 얼굴이 그러세요?" 물었다.

"원래 이런 거 하고 나 다니질 않는다는데,

이 나이에 누가 날 볼 것이며, 보면 또 어떠랴 싶어 이러고 다녀요"

그때도 리프팅 시술이었다.


나이 주름 깊이에 따라 시술 부위와 강도도 쎄 지는 것 같다.

누가 보면 어떠냐고 하지만, 처지는 피부를 스스로 보기 힘들었을 것이란 걸 나는 짐작되었다.

나도 늘어진 피부가 스트레스 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가씨는 나보고

"더 두지 마시고 시술받으세요~저도 얼굴에 주름 생길까 봐 미리 받았어요."

"몇 살이세요? 어려 보이는 데~"

주름도 하나도 없어 보이는 데, 벌써 주름 걱정을 한다.

"31세요~"

"애구 ~ 이쁜데, 뭘 했어~ 안 해도 될 나이인데...."

그 순간 우리가 상술에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는 늘어진 피부 때문에,

늘 고민이라 주름 더 생기기 전에 보톡스라도 맞으라는 소리에 솔깃한다.

그러나 이 주름하나 없이 깨끗한 어린 친구들에게까지

주름 생기기 전에 보톡스 맞으라고 권하는 의사를

순간 뽕 망치 한방 내리치는 장면이 떠오른다.

더 더군다나 이렇게 멍까지 들게....


용띠 동갑은 60 평생 살아온 이야기보따리를 푼다.

어쩌면 그리도 나를 닮았을까? 용띠 아니랄까 봐....


누구 밑에 못 들어가는 기질과 똥자존심.

요만큼도 신세 지기 싫어하는 성질머리.

그래서 도움 없이 스스로 서야 하는 팔자,

남자보다 내 일이 중요한...

그래서였을까? 일찍 혼자되었다는...

외롭지만, 지금도 혼자 서야 한다는 걸 안다는.....

뭐든지 배우고 싶어 타로 배우러 왔다고.....


쌍둥이를 보는 것 같다.


누가 상담사인지.....


어떤 때는 앞만 보고 가느라 어릴 때 감성을 놓친 채

영혼 없이 살고 있는 데, 그녀 속에서 나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그래, 열심히 살았어.

어릴 때는 온실 속 꽃이었지만,

지금은 비바람 이겨낸 들풀 속 억새라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살았잖아.


앞으로도 노력하며

어디선가 살고 있을 나의 친구 용띠들에게

육순의 나이를 넘긴 이제

죽는 그날까지 뭔가 보람되고

세상에 희망 주는 일 한번 멋지게 하고 가야 하지 않겠니?


그 기질 세상 위해 한번 써 보고 가자.

리프팅도 세상에 멋지게 쓰일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지 않니?

고맙다. 그렇게 세상 헤쳐가며 살아줘서....


우리는 얼굴의 주름을 고치며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마음의 주름을 고치며 살고 있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고치며 살아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