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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운대 줌마 Sep 26. 2024

여행, 내 삶을 반올림하다.

아무튼 여행

여행은 삶에 대한 태도와 시선을 변화시킨다.


동유럽 두 번째 여행지는 오스트리아 빈이다.

오랜 전통을 존중하는 고풍스럽고 품격 있는 도시에서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기품 있게 살아가는 곳. 

이 매력적인 도시에 며칠간이라도 머무를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경쟁이 없는 나라'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확 와닿았다.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어 그렇기도 하거니와 

그들의 삶의 가치나 태도는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보다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지향한다고 한다.

그런 삶의 태도나 방식이 평온한 삶의 지평을 이루는 게 아니가 싶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와는 달리

농촌마을도 인구가 줄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가 태어난 마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마을을 위해 일하다가 죽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기 때문이란다.


'정말 멋진 사람들이다. 굿! 굿! '

부러움과 존경의 마음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차창밖 오스트리아 농촌 풍경은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통일된 색감의 집들은 별 치장 없이 간결하며 단아해 보인다.

오래 되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품은 듯하며

마을은 한없이 다정하며 평화스러워 보인다.


불현듯

텅텅 비어 가는 고향 동네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떠나간 빈집을 바라보면 왠지 슬퍼진다.


엉거주춤 할머니 유모차에 겨우 의지해 

자식들 오기만을 없이 기다리는 노인들과

시간이 멈춘 듯 서 있는 오래되고 낡은 집들.


사람의 온기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휑한 겨울바람 같은 소리만 골목길을 누비는 곳.

썰렁하고 무서우리만큼 조용한 마을이 돼버렸다.


종종 친정집에 들를 때면

내 유년시절의 추억이 

통째로 도둑맞은 듯한 허전함을 느낀다.


우리나라 하고는 많이 다르구나!

우리 고향에도 다시 봄이 왔으면 좋겠다.



'잘 산다는 것은 뭘까?'

시시각각으로 해오던 질문을 

여행길에서 다시금 툭 던져본다. 


세상의 기준이 아니고

남의 기준이 아니라

그냥 내 자체로 행복한 삶


그들의 삶을 보고 들으며 

' 현실에 만족하며 나는 매일매일 아름답고 느긋하게 살고자 한다.'

내 삶의 방향성에 확신 한 스푼을 더한다.


여행은 삶에 대한 태도와 시선을 변화시켜 준다.

여행은 나를 바꾸고 내 인생을 조금씩 반올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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