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냥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경 Jul 30. 2022

디지털 디톡스 3일 차 겸 실연 일기

2022-07-30 토요일


이 글을 쓰려고 pc카톡을 접속했다 그 친구의 이름이 '새로운 친구' 목록에 떠 있는 걸 봤다.

새로운 친구... 이제는 멀어진 친구가 새로운 친구밖에 되지 않은 기간이라는 게 허하기도 했다.


인스타, 트위터, 틴더 : X

카톡 : 거의 안 함


오늘 오전과 이른 오후까지는 정신이 멍했다.

클라이밍을 다녀온 후로는 기분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받는 에너지, 긍정적인 기분, 운동에 따라오는 성취감.


내일도 운동을 가야지.


무지개


비가 그친 뒤에 나타나는 무지개. 문득 무지개의 사전적 정의가 궁금해졌다. 공중의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나는 일곱 빛깔의 줄로, 비가 그친 뒤 태양의 반대쪽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무지개를 보니 비 온 뒤에 햇살이 보인다는 말처럼 어딘가 위로가 됐다. 얼른 친구에게 소원을 빌라고 해서 같이 소원을 빌었다. 


난 사적이고 한심한 소원을 빌었다. 


노을


노을은 아름답다. 여름 일곱 시 무렵의 노을은 슬프다. 여름마다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빛깔


하지만 그럼에도 한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계절. 작년 여름 무렵에 쓴 글을 보니 지독하게 힘들었던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 힘들었던 감정이 남아 있지 않다. 지금의 감정도 내년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되길.




'음감실'이라는 공간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음악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신청한 음악이나 혹은 주최자(?)가 음악 리스트를 짜 틀어주는 것 같다. 서울의 어느 음감실에는 신청한 음악이 나오면 중앙으로 가 듣게 해 준다는데... 내가 알게 된 파주의 음감실은 큰 영화관 같기도, 미술관 같기도 했다.


음감실에 대해 생각해 보다, 21세기 망령(?)과 사랑하게 된다면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말을 안 해도 되는 곳. 하지만 둘이 있을 수 있는 곳. 하지만 홀로인 곳. 빈자리에 가방을 두고 앉아 있다면 둘이 될 수 있을까. 그런 데이트는 슬플 것 같다. 손을 잡고 나올 수 없는 데이트에 대해 생각한다.




나도 내가 생각이 많고 음침하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게 나와 만날 수 없는- 만나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는 점은 역시 슬프다. 그게 나라는 사람의 과거인데 그런 점이 엿보이는 게 힘든 모양이다. 난 밝은 점도 있고 활기차게 있을 줄도 아는 사람인데. 언젠가의 누군가에게는 그런 면이 많이 보였으면.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디톡스 2일 차 겸 실연 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