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노동은, 매일 욕을 먹는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by 드타

밖에선 잘 모른다.

그냥 시끄럽고 먼지 나는 공사장 하나 생겼구나, 그 정도로 끝난다.


그 안이 어떤지,

거기서 누가, 어떻게 일하는지는

공사용 방음판과 휀스 뒤에 가려져 있다.


나는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현장에선 설계도와 현실을 맞추고,

사무실에선 예산과 공기를 조율하고,

현장 밖 사람들과는 먼지와 소음 때문에 혼난다.


출근은 아침 6시.

퇴근을 18시에 하면 그날은 기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일이 재밌다.

내 지시로 장비가 움직이고,

내 결정에 따라 흙과 돌이 깎이고,

그 자리에 땅이 다져지고,

사람들과 차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길이 생긴다.

매번 반복되는 과정인데도, 그걸 보면 좀 묘하다.


월급은 받지만,

쉬지 않고 일하니 쓸 시간이 없다.

온라인으로 뭔가를 사도, 막상 써보지도 못한 채 다음 날이 시작된다.

돈이 의미 없게 느껴질 때도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건설업은 돈 잘 벌잖아.”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공사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도 안다.

소음에 놀라고, 먼지에 찡그리게 되는 거.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하며 버틴다.

누군가의 쾌적한 일상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그렇지만,

하루 종일 먼지를 마시고, 땀에 젖고,

민원에 시달리는 우리 쪽의 일상은 잘 보이지 않는다.


매일 수만 보를 걷고,

하루에도 몇 건씩 민원 전화를 받는다.

법적 기준에 맞춰 진행하는 국가사업이고, 소음·진동·환경 관련 규정도 최대한 지켜가며 공사하는데도 민원은 끊이지 않는다.


어느 날은 도로 공사 중,

근처 도로에서 차량 유리가 깨졌다고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작은 돌 파편이 튄 것 같았지만, 공사 범위도 아닌 곳이었고, 우리가 있던 위치와도 거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괜히 시끄럽게 얽히느니 그냥 몇십만 원 드리고 말았다.


또 어떤 날은 시골 마을 공사 중

도로 한가운데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고 부탁했더니 “내 집 앞에 내 차 댄 건데 왜 빼라 하냐”며 화를 내셨다.

그 땅은 시 땅이었고, 시가 발주한 공사였다.


이런 일을 겪다 보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우리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미성숙해서, ‘가난하고 예의 없는 사람들’이라 욕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들도, 우리도,

결국 같은 방식으로 고생하며 살아간다는 걸.


한 번은 식당에서 더럽다고 쫓겨난 적도 있었고,

또 한 번은 먼지 묻은 옷을 걱정해 주며 따뜻한 음료를 내주신 분도 있었다.

세상은 그 둘을 다 품고 있다.


이젠 민원인들도 귀엽게 느껴진다.

그저 애들 투정 같달까.


물론,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래도 나는, 그 차별의 첫 번째 고리를 끊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오늘도, 공사 중 휀스 너머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