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소개팅, 데이트가 어려운 당신에게

by 윌파워오렌지

내가 좋아하는 이는 나를 안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이는 내가 싫다. 이런 게 반복되면 내가 잘못인가? 뭐가 문제지?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반추라면서 나 자신을 탓하기 시작한다. 연애는 사람의 전반적인걸 모두 보기 때문에 나의 모든 약점이나 역린이 모두 튀어나올 수 있다. 외모, 직업, 학벌, 성격, 집안, 자차유무, 말투 등등 그냥 내 자신이 모두 싫어진다.


소개팅이 잘 안 되어 내 존재의 가치의 유무에 대한 생각까지 든 적이 있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과가 왜 이렇지? 내가 그다지 좋아하거나 호감이 막 있지 않아도 그냥 함께 보내는 시간이 되돌아봤을 때 너무 싫지만 않으면 2~3번의 만남을 더 갖도록 나는 노력한다. 근데 막상 만나보니 상대는 나에게 정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내가 MBTI를 물어도 나는 상대의 4글자 모두 알려 노력하는데 상대는 I시죠? 하고 끝이다. 심지어 나는 I도 아니라고 말하는데 마치 내가 말이 너무 길다는 느낌을 주는 것처럼 뒤 3글자도 안 물어본다. 나처럼 자기애가 많은 사람은 처음이라는 듯이...


잠을 잘 자야 하는데도 새벽 4시 반까지 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쇼츠나 릴스를 소비하며 도파민에 중독되어있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내 초라한 마음을 돌봐주고 싶지 않았다. 이제껏 직업이 탄탄했던 나는 2~3명에게 고백을 동시에 받을 정도로 매력이 있다고 자부했다. 알바를 하며 진로를 탐색하는 지금은 소개팅을 해도 상대방 반응이 뜨듯 미지근할 뿐이다. 친구에게 하소연하니 자기도 공시생 3년 동안 연애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고 이상한 사람만 꼬였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20대 후반을 넘어가면 사람들은 결혼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직업이 불안정하면 과거에 얼마나 좋은 직업을 가졌든 미래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맞벌이가 기본인 시대인데 아직도 제 삶을 못 찾고 있으니 그걸 기다리면서 시작할 정도로 메리트를 찾기가 어렵겠지... 나는 20대 후반에 백수 남자 친구를 직업을 갖게 했던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느꼈다. 결국 연애는 현재를 기반으로 하고 남녀 상관없이 안정감을 기반으로 하는데 나는 무슨 뻘짓을 하나 싶었다. 과거의 남자들은 나만을 사랑한 것은 아니었구나, 나의 직업까지 포함된 나라는 사람을 사랑했구나, 씁쓸한 깨달음이었다. 근데 뭐 나도 결혼 적령기에 나는 직업이 있는데 직업 없이 알바하는 사람을 그 사람의 비전이 어떻든 그냥 어쩔 수 없이 한심하게 볼 것 같았다. 사회생활에 적응 못한 듯이 말이다. 실제 그런 게 아닌 사람이 많은 데도 나 또한 편협한 생각을 가졌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 객관화가 된 달까? 같이 방황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 방황할 수도 있지만 그런 비슷한 환경의 사람을 찾고 서로 사랑에 빠질 이유가 얼마나 될까? 결국 나는 소개팅이나 연애의 기회가 있으면 하되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황금 같은 나이지만 나를 찾는 게 우선이다. 기대하지 않겠다고 하지만서도 뭔가 계속 반복되면 나에게 2차 가해를 하게 되어버린다.


내가 지금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니 남에게라도 사랑받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는 내가 불쌍해진다. 노력하는 내 자신으로 인해 더 비참해지고 자존감의 상처를 입는다. 과거의 영광은 과거의 내가 누릴 부분이지 현재의 내가 누릴 수는 없다. 나를 내가 찾아서 자신감 있게 내보일 수 있을 때야 건강한 연애를 할 수밖에 없게 되는 현실이 아프긴 하다. 결과 중심 사회인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지 뭐, 해외에서는 알바를 하더라도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남에게 손 안 벌리니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이호선 심리상담가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적인 결혼의 60%는 기고 20%는 진심, 20%는 우연, 재치, 순발력이다. 내 남편은 지금 이 나이의 나에게 예쁘다고 말해준다" 연애도 마찬가지 아닐까? 연애의 시작도 말이다. 내가 상대를 얼마나 안다고 상대를 나만큼 사랑하겠는가? 어느 정도는 연기력이 서로 맞아야 한다. 사랑도 노력이니까, 상대를 사랑하겠다는 내 의지의 발현이니까,


지금 난 노력을 너무 한 나머지 진심 없이 연기만 해서 자괴감이 컸었다. 나의 사랑의 행동에 20%의 진심이 반드시 들어가길 바란다.


난 내가 강해지길 바란다. 소개팅이나 연애가 잘 안 되어도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이럴까?", "솔직히 그분 좋은 분이긴 하지만 애초에 내가 좋았던 사람도 아니었어", "나의 진가를 몰라주면 나도 흐린 눈을 거두겠어", "내 노력을 좋게 봐주고 상대도 노력하면 좋은데 그게 안되네, 오케이 넥스트" 이런 마음을 가지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Part 4. 몇 명 만나야 내가 당신을 만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