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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키보드에서 남자 필라테스 강사까지

304기 박준영 졸업의 ‘인생 전환’ 이야기


“운동은 늘 좋아했지만, 제 일이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박준영 강사님은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타자를 두드리는 9‑to‑6 사무직 생활, KPI로 채워진 회의실은 그에게 익숙한 무대였죠.
그런 그가 오늘은 필라테스 기구 위에서 회원의 호흡을 세어 주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의 삶을 이토록 바꾸었을까요?



첫 번째 전환점 ― 통증이 보내 준 신호


주짓수·러닝·웨이트까지,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았던 30대의 어느 날,
손목·발목·어깨가 차례로 고장을 알렸습니다.

쉬면 낫던 통증은 더 이상 쉬어도 낫지 않았고
병원 진료와 주사 치료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 ‘재활 필라테스’라는 이름이 그의 눈앞에 등장했습니다.



두 번째 전환점 ― 필라테스를 만나다


“스트레칭 정도겠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첫 수업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호흡을 세밀하게 조절하고
작은 근육을 깨우는 동안 어깨 통증이 사라졌고
주짓수에 필요한 균형감과 코어 힘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그 순간 필라테스는 치료가 아니라 ‘가능성’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전환점 ― 가르치고 싶은 마음


주짓수 도장에서 사범으로 지도했던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운동으로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왜 필라테스는 전하지 못할까.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컸습니다.
40대, 남성, 비전공자.
필라테스 업계에서 흔치 않은 조합이었기 때문이죠.



국제재활필라테스협회와의 만남


수십 곳의 후기를 살피던 중
‘압축 교육, 현장 실전 중심’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현장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과
완벽히 맞아떨어졌죠.

김유정 강사님의 밝은 에너지,
즉시 제공되는 수업 영상까지.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마음이 열렸습니다.



불안과 도전 사이 ― 자격증 과정의 순간들


교육 내내 불안은 따라다녔습니다.
될까, 잘할 수 있을까.

그러나 수업마다 터지는 강사님의 유쾌한 한마디와
동기들의 따뜻한 피드백이
그를 한 걸음씩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나도 저런 밝은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
그 다짐이 불안을 밀어냈습니다.


첫 취업 ― 간절함이 열린 문


자격증을 손에 쥐고
한 달 반 동안 이력서를 썼습니다.

잡코리아, 오픈채팅, 커뮤니티…
남성 강사라는 이유로, 나이라는 이유로
거절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페이를 낮춰도 좋으니 기회를 달라.”
간절함이 통했고
첫 스튜디오에서 듀엣·개인 레슨을 맡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찾은 보람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회원은
90분 상담 끝에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체계적인 재활 시퀀스 후
“운동하고도 안 아픈 건 처음이에요”라는 웃음이 돌아왔습니다.

박준영 강사님은 그 순간을
“이 맛에 강사를 한다”라고 표현합니다.



미래를 향한 비전 ― 시니어 필라테스


“고령화 시대, 시니어 통증과 균형 문제는 커질 겁니다.”
그는 요양시설·실버타운에서
재활 필라테스를 전하는 것을 꿈꿉니다.

단순 트레이너가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역할.
그 비전을 위해 오늘도 공부하고,
새벽 주짓수 도장에서 몸을 단련합니다.



망설이는 당신에게


비용, 시간, 불안… 저도 다 고민했습니다.

중요한 건 비교보다 ‘내가 얼마나 간절한가’예요.

현장에 서면 생각보다 빨리 배우고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영상으로 복습하고,
동작이 안 되면 반복하고,
몸으로 이해하세요.

시간이 필요한 것뿐,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며 ― 당신의 오늘이 누군가의 내일이 되길


비전공자·40대·남성이라는 조건도
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용기와
수업마다 쌓인 작은 성공들이
오늘의 박준영 강사님을 만들었죠.


이 이야기가 필라테스 강사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확신이 되길 바랍니다.

새벽 첫 수업을 준비하며 웃는 그처럼,
우리도 매트를 펼쳐 봅시다.

당신의 한 걸음이
누군가의 새로운 내일이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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