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준비한다는 그 마음

임신이 아닌 엄마가 될 준비를 한다.

by 주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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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엄빠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학생신분일 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갖게 되어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 혹은 부부가 출연하여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30대 중반이 되고 나니, 제법 결혼한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주변에서 이제 슬슬 임신을 준비해야겠다고 말을 한다.


나는 환자분들을 치료하는 직업에 있는데, 임신을 원하지만 생기지 않아 고민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지만 생기지 않지 않더라.


누군가는 뚱뚱해서,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누군가는 나이가 많아서 등

임신이 되지 않는 걸 자신의 삶으로 돌리곤 한다.


난 결혼 전에 아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신혼생활은 즐거웠고 노후를 생각하니,

아이가 없는 삶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퇴근하고 저녁 먹으며 술 한잔 기울이는 게 삶의 낙이라고, 이게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혹시 아기가 생기지 않으면, 둘이 살아보는 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우리 부부는 1년간 자연임신이 되지 않으면, 아이 없는 삶을 살아보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게 좀 더 가벼운 임신 준비를 하게 된 거 같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했는데, 조금 빠르게 3개월 만에 아기천사가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 글을 읽고 누군가는 속상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임신 준비를 하고, 임신이 쉽게 됐다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엄마가 된다는 건. 임신을 준비한다는 건. 보다 진중하고 진지한 시간이었어야 했다는 생각을 했다.

난 임신을 하고 산전우울증이 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 부정적인 생각들, 눈물로 가득했던 임신초기였다.


누가 보면 입덧을 거하게 한 줄 알지만, 그 흔한 입덧도 허리통증도 없이 건강했다.

다만, 마음이 건강하지 않았을 뿐이다.


누군가가 임신을 준비한다고 한다면, 임신이 아닌 엄마가 되는 준비를 하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보다 성숙한 어른, 이 생명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와 간절함이.

임신기간 중에도 출산하고 나서도 강력한 힘이 될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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