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년 만에 첫 육아휴직을 쓴 나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어

by 주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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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국가에서 만들어 놓은 육아휴직제도가 잘 돼있는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육아휴직을 하는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꺼려하는 곳들이 많다.


나는 개인병원에서 근무를 꽤 했다었다. 창립 10년 만에 근무를 하는 하면서, 첫 임산부가 되었다.

개인병원은 주 6일제가 많고, 직장인들이 퇴근고 병원을 찾아오기에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인지 직원들 사이에서 '여기서 일하다가 임신은 절대 못할 거야. 생기더라고 힘들어서 유산될 거 같아'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내가 임신한 소식을 알게 된 직원들은 과연 원장님이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줄 것인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나 역시 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휴직은 고사하고 임산부는 주 40시간 이상 근무를 하면 안돼서, 근무시간도 조정을 해야 했다. 나 역시 이런 걸 해줄 리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었던 거 같다.


팀장님께 임신소식을 알렸다. 팀장님은 축하한다고 말을 해주셨지만,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퇴근하면서 신랑에게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나 퇴사해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늦은 저녁에 팀장님께 전화가 왔다. 아마도 원장님과 노무사, 팀장님과의 협의를 했던 모양이다.

'주 40시간 맞춰 주신데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주신대. 노무사가 법적으로 지켜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나 봐'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실 법적으로 임산부에게, 출산자에게 주어야 할 것들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 어영부영 피해 가려는 사업주, 심지어 같이 일하는 동료의 부담에 임신이 마냥 축복받아야 마땅할 일인데 눈칫밥을 먹느라 바빴다.


그 후 내가 임신을 하고 근무시간, 휴직기간이 정해지면서 병원에서도 임신 준비 붐이 일어났다.

퇴사를 하고 임신 준비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마음을 돌렸다. 근무 중에 임신을 하면 육아휴직급여를 받으면서 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사업주만 욕할 일은 아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대다수는 임신하면 육아휴직을 당겨 서서 돌아오지 않을 계획을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말이다.


어쨌든 창립 10년 만에 나는 첫 육아휴직을 쓴 사람이 됐고, 좋은 선례가 되어 이후에도 직원들의 육아휴직에 대한 걱정이 줄었다. 나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육아휴직을 마치고, 잘 복직해서 업무에 지장 없게 일을 하는 게 올해 목표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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