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엄마에게 준 시간
복직이 3월이라 조금 이른 1월에 어린이집을 처음으로 등원했다.
돌이 막 지난 시점이었다. 12개월 아기를 안고 첫 어린이집에 등원시켰는데, 마음이 뭉클했다.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마음을 편하지 않다.
내 손으로 키우고 싶다는 엄마들의 말들을 믿지 않았다.
'일하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니야?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오히려 아이를 위해 일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되어보니 알았다.
내가 조금 부족하더라고, 내 손으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내 상황을 많이 원망도 했던 거 같다.
'남편이 조금 더 경제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면서 원망의 화살이 남편에게 향하기도 했다. 이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이는 무럭무럭 커줬다.
9개월이 지나니 제법 말을 알아듣는 거 같았다.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할 때는 눈치를 쓱 보기도 하고, 엄마가 웃으면 따라고 웃고 행동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정말 많이 컸다. 우리 아들.
친정엄마가 나를 키워줄 때 입버릇처럼 했던 이야기들이 있다.
'넌 네가 혼자 큰 줄 알지? 나중에 애 키워봐라.'
엄마의 많은 이야기들 중 유일하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이는 정말 혼자 컸다. 내가 뭘 잘해주고, 뭘 못해주고 해서 큰 게 아니었다.
때가 되면 뒤집기를 했고, 때가 되니 걸음마를 했다.
내가 뭘 연습시켜 줘서 더 빠르게, 혹은 느리게 하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스스로 열심히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날.
적응기간이라 한 시간 정도를 어린이집에 두고 왔다. 다행히 많은 고민의 시간들을 보낸 결과
'난 복직하지 않아도, 아이를 적당시간 어린이집에 보낼 거다.'라는 결론을 냈다.
그 이유는 스스로의 한계를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이슈들
하고 싶은 것들의 갈망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심
아이에게 못 다해준 놀이들
조절되지 않는 감정을 아이에게 표출
결론적으로는 난 인내심이 부족한 엄마였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어린이집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다.
선생님들 믿고 보내는 게 아닌, 우리 아이가 잘 해낼 거라고 믿고 보내는 거다.
난 우리 아이가 잘 적응할 거라고 믿고 있다.
대신 아이가 만들어준 이 시간에,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강의를 듣고 보다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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