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셔(Kosher) 어렵다!
2025년 7월 아들과 함께 한국에서 20일을 함께 지내며, 예상치 못한 커다란 골칫거리가 발생했다.
아들은 유대인이었다.
법적으로 나는 유대교로 개종하지 않은 이스라엘인이었고, 아들은 군대에서 정통식 유대교로 개종한 유대인이었다.
그리고 아들은 유대교로 개정한 후에 철저하게 더 코셔(Kosher)를 지키는 유대인이었다.
난 이 사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유대인들이 지키고 있는 코셔(Kosher) 의미는 다음과 같다:
코셔는 단순히 음식을 골라 먹는 것 이상의 의미다. 유대인들에게 코셔는 종교적 신념과 정체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코셔 식단을 지키는 것은 유대교의 전통을 따르고 신성함을 유지하는 행위로 여겨진다.
1. 육류: 소, 말, 염소 허용
발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을 하는 포유류만 허용
2. 유제품: 위에 언급된 동물에서 나온 유제품만 허용
3. 파르브:
채소, 과일,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어류(생선)는 고기나 유제품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중성 식품
4. 금지 식품:
돼지고기, 갑각류(새우, 게, 조개 등), 지느러미와 비닐이 없는 어류(문어, 오징어)
5. 육류와 유제품은 함께 먹지 못함
6. 도축 방법:
육류는 특별한 방식으로 도축되어야 하며, 피를 완전히 제거해야 함.
7. 코셔 인증:
코셔 식품임을 증명하는 코셔 인증 마크가 있음.
코셔 음식에 대한 주요 기준이다. 난 솔직히 이 코셔 기준을 제대로 잘 알지 못했고, 아들이 한국에서 매 끼니를 코셔로만 먹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남편이 주로 음식을 만들었고, 당연히 이 코셔 규칙은 자연스레 지켜졌다. 나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주로 하는 음식은, 밥과 야채 종류라서 그간 별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첫 번째 고양 스타필드에서 자장면을 먹기로 하고 세 군데의 중국 식당을 가서 고기와 해물을 빼 줄 수 있느냐고 확인했다.
세 군데 모두 이미 돼지고기와 춘장 소스가 만들어져 있단다.
아들과 함께 다른 음식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들은 "shack shack" 햄버거로, 나는 다시 중국집으로 가 해물 간짜장을 따로 먹었다.
두 번째는 이태원에서 함께한 저녁이다.
내 친구에게 아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들이 가고 싶어 했던 이태원 피자 집에서 일부러 약속을 잡았다.
폭우가 쏟아져서 신발은 이미 반이 처벅거렸다. 하지만 아들이 먹을 수 있는 코셔음식점을 찾아서 40분을 더 헤매어만 했다.
핫하다는 이태원, 우리가 간 피자집에 치즈만 올라간 피자가 없었던 게 문제였다. 새우, 고기, 살라미 피자들, 유제품과 고기를 같이 먹을 수 없는 아들은 그 식당 자체를 껄끄러워했다.
아들은 앱으로 메뉴를 미리 확인하고 다른 이탈리안 식당을 찾아냈고, 꼭 거기로 가자고 했다. 코셔가 아니면 아무것도 먹지 못하겠다고 했다.
비는 점점 거세게 내리고, 울화를 참아가며, 이태원 거리의 절반은 헤맨 것 같다.
결국 아들이 찾아낸 이탈리안 음식점에 도착하기 전에 정통 타이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고, 아들이 메뉴를 확인하더니, 이 식당도 괜찮다고 한다.
드디어 쏟아내리는 폭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타이 식당의 음식은 가격만 비싸고 그다지 맛이 있지 않았다. 먹으면서 또 한 번 굳이 한국에서 코셔를 지키려는 아들에게 '왜 이리 윤난을 떠니?'반감이 들었다.
세 번째 코셔 논쟁은 부산에서 일어난 일이다.
부산에서 경주로 하루 코스로 가이드 투어를 했다. 날씨는 42도를 웃돌고, 경주에서 어떻게 코셔 음식을 찾아내어 먹을까 출발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점심 코스에 불고기 전골이 있어서 점심은 별문제 없이 지나갔다.
문제는 경주 황리단 길에서 저녁을 각자 해결하고 다시 만나야 했다. 아들은 또다시 모든 식당을 코셔 기준에 맞추어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음식에는 돼지고기, 아님 해물이 들어있었다. 겨우 30분 만에 아들은 코셔 비슷한 파스타 집을 찾아내었고, 역시나 주문한 파스타의 맛은 별로였다.
버스로 돌아가는 길에 아들은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며, 자신의 코셔 지키기에, 내가 얼마나 짜증이 나 있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부산에 도착할 때쯤 저녁을 배달을 시켜 먹기로 했다. 햄버거를 주문하기로 하였다.
아주 심플하게 불고기 버거를 시키며, 치즈를 빼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안 된단다. 무슨 이유인지는 대지 않고, 그 음식점의 버거는 모두 치즈버거라며, 배달로 주문하시면 치즈는 뺄 수 없단다.
결국 햄버거 배달은 포기하고, 아들은 해운대 상가지구에서 치즈 피자를 먹었다. 나는 모든 한국 음식에 코셔 기준을 일일이 확인하며 귀찮게 선택하는 아들과 함께 있는 게 너무 피곤했다.
아들이 행여나 좋아할 거라 생각해서 한정식 집에도 2번을 함께 갔었다. 나는 줄지어 나오는 밑반찬에 황홀해하고 있는데, 아들은 반찬 하나하나마다 모가 들어가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는다.
결국 난 아들과 식사를 같이하는 것을 포기했다. 내가 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해물이다. 이것을 더 이상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새우 버거, 돼지갈비, 보쌈, 해물 뚝배기, 해물 쟁반 짜장, 해물파전...
이 모든 음식에는 돼지고기와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
아들과 따로 식사를 하기로 하고, 난 아들 없이 친구들과 맛집을 돌아다니며, 그 후에 원 없이 해물과 돼지고기를 먹었다.
아들은 집에서 짜파게티를 끓여 먹고, 달걀로 아침을 준비해서 나름, 제 식으로 끼니를 챙겼다.
이스라엘에 돌아오기 전날 함께 한 가족과의 점심은 두부 전문 음식점에서 코셔 문제없이 모두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소갈비집을 예약한다는 언니에게, 고기 집 말고, 아들이 코셔 의심 없이 먹을 두부집으로 가자고 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나는 유대인으로서 코셔를 지키고자 하는 아들과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이스라엘 엄마가 같이 식사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알게 되었다.
난 결코 코셔를 지키는 유대인 엄마가 되지는 못하겠다! 아들은 아들대로 먹고, 나는 내가 먹고 싶은 대로 먹겠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듯이, 나는 한국에서는 한국의 법대로 먹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