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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 낯선 제2의 고향

이스라엘로 돌아왔습니다.

by Kevin Haim Lee

4개월 만에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밀라노에서

이스라엘 국적기를

기다리면서부터

이미

쏟아져 들어오는

히브리어 대화들,


차라리

못 알아들었으면...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떠들어대는

한 무더기들의

백팩 젊은이들...

그들의 히브리어는

나를 불쾌하게

건드린다.


그들에겐

공공장소의

예의도 배려도

존재하지 않는다.


벌써 비행기를 타기 전이지만

막무가내의

이스라엘에 돌아가는 것이

실감이 난다.


그래!

이스라엘은 소란스러운 곳이었지!


사람들이

공손하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남을 의식하지도 않는

나라였지!


거리에서나

버스 안에서

카페에서

그래

비행기 안에서 조차

그들은

왁자지껄하다.


3개월을

한국에 있으면서 느꼈던

고요함과 배려가

텔아비브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이미 산산이 깨어진다.


나만

이 소란스러움이

껄끄러운 걸까?


주변을 돌아보니

나처럼

얼굴을 찡그린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 땅에

비행기가 렌딩 하자

기장의

"손님 여러분, 우리는 지금 막

이스라엘에 도착하였습니다"

비행기 안은

휘파람 소리와 박수 소리로

환호한다.


매번 있는 일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도착하면

어느 비행기 안에서든

박수로 렌딩을

축하한다.


공항을 벗어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거리는 내가 떠나기 전

바로 그대로이다.


집 근처에 오니

뉴스로 알고 있었던

미사일을 맞았던

고층 빌딩이 보인다.


이제야

전쟁이 실감이 난다.


집에 도착하고 나니

머리가 띵하니

피로가 몰려와

짐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한국에서 이스라엘까지

하루 반이 걸렸다.


긴 시간을 거쳐 돌아온

제2의 고향은

여전히 전쟁 중이다.


새벽에 잠이 깨어

거실에서

홀로 앉아

둘러보니

우리 집도

내가 떠나기 전

그대로이다.


새벽이라 이어폰을 끼고

한국에서 즐겨 듣던

애플 뮤직을 틀어놓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웠다.


아!

돌아왔구나!

아!

난 여기서 살아야 하는데!

어떡하지?


4개월간의 부재는

나의 집조차

나를 낯설게 한다.


내일 짐정리를 하고

어지럽혀진

거실을 정리하고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야지.


"그래, 나 돌아왔어!"

친구들은 내게

"Welcome Home"하며

반겨주리라.


난 돌아오고 싶었다고

거짓말을 하겠지!


그렇지만

이스라엘이

끔찍하게

낯설다고

하소연도 하리라.


이제 나에게

이스라엘은

스쳐 지나가는

기억 속의

여행국이 아니다.


이곳에서

아마도

나는, 나의

마지막을

끝내겠지.


그래서

더욱이

이 낯선 나라로의

귀국이

이 낯선 나라의

언어가

나를

제외시키는 듯하다.


내일이면

난 다시

이스라엘에서

살아야 한다.


한국 사람이 아닌

이스라엘 서람처럼...


양보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당당하게,

나는 항상 옳고,

나라서 그럴 수 있고,

내 인생은 내 선택이고,

너의 인생은 네가 책임지고,

잘못이 있었다면,

그래 미안하고,

그렇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고...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거야!

항상 나는 옳아!


Israel

Home Sickness

Family

Culture Shock


이제 이 곳은

제 2의 고향이지만

결코 난

이 나라에서

이방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스라엘은

강렬하고

시끄럽고

이기적이고

잔인한 나라이다.


이것이

전쟁이 시작되고

668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스라엘의

일상이

존재하는

유일한

민족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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