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서,난 Kevin Costner로 살고있다

이름에 따라 인생은 함께 바뀐다

by Kevin Haim Lee

이름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었다!


2001년 10월, 결혼 비자를 신청하고 두 달 만에 결혼 비자를 받았다.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며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던 아브너의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비자의 파워는 이스라엘에서 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이스라엘 의료보험에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한 여자친구를 처음 겪는 그도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 멀뚱멀뚱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에게서 출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과, 의료보험 없이 수술을 받으면 수천, 수만 달러가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임신 5개월째부터 이스라엘 의료보험에 등록이 되자 모든 진료가 무료가 되었고, 나도 마음이 든든해졌다. 담당 산부인과 의사도 침착하고 꼼꼼해서 좋았다. 여자 의사였으면 했지만, 집 근처 산부인과는 모두 남자 의사였다.


한국에 알리면 기절초풍하실 것 같아서 임신 7개월이 넘을 때까지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여기서 낳아 혼자 키울 생각이었다. 서른이 넘었으니,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출산 경험이 없는 내가 '출산'이 무엇인지 몰라서 부리는 호기였다.


첫째를 임신한 이후, 예상치 못한 좋은 일들이 계속 생겼다. 이런 아이를 복덩어리라고 하는 걸까?

한국 대사관에 결혼 신고를 하며 연락처를 남겨두었는데, 이 덕분에 비자가 나오자마자 이스라엘 게임 회사에서 번역 일을 맡게 되었다. 집에 컴퓨터가 없어 일주일에 하루는 회사로 출근했다. 집과 히브리어 울판, 그리고 가끔 가던 바다가 내 일상의 전부였는데, 26층 빌딩으로 출근하면서 나의 삶이 조금 더 넓어졌다.


바다에서 일하던 아브너의 친구들과 히브리어 울판에서 만났던 학생들 (거의 대부분이 러시아에서 이민온)만 만나던 내가, 하이테크에서 일하는 회사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 스스로가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브너가 블루칼라라면, 나는 운 좋게 이스라엘 화이트칼라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이 찬스도 내가 우리 첫째를 임신해서 생긴 행운이다.


그리고 번듯한 집도 사게 되었다. 독신이었던 아브너는 텔아비브 시내의 스튜디오를 렌트해 살고 있었지만, 나는 그 집에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다. 햇볕도 잘 들지 않고, 1층이라 도둑이 들기 쉬웠고, 앞뜰은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로 가득해서, 이 집에 정이 들지가 않았다..


나는 이사를 가자고 했다. 아브너는 가족이 생기는 김에 집을 사겠다고 했다. 문제는 집을 보러 다닐 때마다 나를 데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집에 있어도, 자동차 대신에 조그만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아브너는 스쿠터 뒤에 나를 매달고 집에 대해서는 문외한이 나에게 많은 집들을 계속 보여 주었다. 어떤 날은 하루에 세 곳의 집으로 끌고 다녔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집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고 상식도 없었다. 그저 집크기와 방 개수, 집이 햇볕이 잘 드는지 정도가 내가 판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결국 나는 집을 보러 다니면서 이스라엘에서 집을 사는 기준과 상관없이 대형 쇼핑센터와 가깝고 거실 창이 넓은, 건물의 4층 꼭대기 층에 있었던 이 집을 보고 결정을 내렸다. 이 집에 살고 있었던 부부가 음악인이어서, 거실에 큰 피아노가 있었는데, '이 집은 잘 관리가 되었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 집이야. 이 집을 사줘!"

그렇게 우리의 집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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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중년 여성, 국문학과 졸업, 이스라엘 거주, 조울증 치료중. 이스라엘에서 조기 퇴직을 한 후 다시 작가의 꿈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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