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성소수자의 천국

다른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by Kevin Haim Lee

소문 속의 나는 레즈비언?


"진짜? 나를? 우리를"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
대학 시절, 나와 친구 S가 레즈비언 커플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는 사실을.

처음엔 황당했다. 사실 기분이 나빴다.

며칠 동안 '이 소문은 도대체 어디서 시작된 걸까?'
혼자 곱씹으며 생각했다.

그러다 내린 결론.

'그럴 수도 있겠다!'


나는 원래 친구를 넓게 사귀는 성격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커서,
정말 마음을 나누는 친구는 한두 명이면 충분했다.


연애도 비슷했다.
여자든 남자든, 사람을 만나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눈치도 봐야 하고, 시간도 맞춰야 하고,

데이트 초반에 설레이던 마음은 점점 지겨움이 되었다.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그냥
하루 24시간을 같이 붙어 사는 사람이 된다.

대학교 2학년 때 만난 친구 S가 그랬다.


나는 삼수를 하고 들어가 ‘언니’ 소리를 듣고 있었고,
S는 다른 학교에서 편입해 온 동갑이었다.


동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나에게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S는 독특한 사람이었다.
삶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학교도 "그냥 다니는 거지 뭐!" 하는 느낌이었다.

목숨을 걸고 출석을 하는 나와 달리, 학교에 오는 날이 들쑥날쑥했다.


그런데 나는 그게 좋았다.

나는 낮에는 회사, 밤에는 야간대학 국문과. 늘 시간에 쫓기고, 늘 피곤하고, 늘 바빴다.


반면 S는 항상 느긋했다.
그 여유가, 나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런 S는 나에게 부러우면서도 위안을 주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면 같이 집에 가고, 알고 보니 집이 같은 방향이었다.

학교에 가기 싫은 날엔 우리 집에서 고스톱을 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라기보다 거의 '자매'에 가까웠다.


돌이켜보면,
나는 S에게 꽤 집착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 그녀는 늘 내 몫까지 계산했고,
나는 점점 더 그녀의 곁에 있고 싶어졌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리포트 자료를 찾아주는 정도였지만. S는 항상 내곁에 있었다.


아마 대학교 3학년,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우리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건.

맨날 붙어 다니고,
학교에서 항상 같이 있고,
같이 여행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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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중년 여성, 국문학과 졸업, 이스라엘 거주, 조울증 치료중. 이스라엘에서 조기 퇴직을 한 후 다시 작가의 꿈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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