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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 국제결혼이요" part 2
자네 신랑이 깜둥이인가?
by
Kevin Haim Lee
Dec 27. 2024
나는 68년 원숭이띠
남편은 52년
용띠
런던에서 유학 중에
날씨가 넘 우울해서
도망치듯이
런던 학원
크리스마스 방학 때
세상에서 처음 들어 본
이스라엘에 2주
동안
여행을 갔다.
거기서 만나기로 한
한국 언니는
인디아 여행 중이라
텔아비브에서
혼자 일주일을 지내다
언니랑 공항에서 만나
언니가 살고 있던
이스라엘 북쪽 나하리아로
함께 올라 가기로 계획 했다.
일단 바다가 가깝다니
버스를 타고 텔아비브 비치로 갔다.
숙소에서 5분 거리가 바다였는데
반대편에서 잘못 타서
반대편 시내 곳곳을 뺑뺑돌다
1시간 만에 바다에 도착!
분명 운전기사에게
"Tel Aviv, Beach, Ok?"
그는 분명히 "OK"
고개를 끄덕거렸었다.
돌고 돌아 해변에 도착은 했다
인터넷 구글이 없던
2000년 12월 25일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한국 속초랑 강릉 빼고는
난생 처음 접한
한 겨울에 쏟아지는
햇빛과 푸른 바다였다.
"아, 이게 천국이구나!"
"Oh, Yeah, Pa
r
adise!"
혼자서 멀고 멀었던
텔아비브
해변을 거니는데
해변을 지나다니는
모든 인종들이
내게 눈들을
찡긋찡긋하며 아는 척을 한다.
내가 그 당시엔
흔하지 않았던 동양 여자에
혼자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리에 간판들도
영어가 아닌 무슨
그림 같은
히브리어
글자였다.
뭔지 모르는 낯선 언어
생긴 것들도 내가 봐둔
영국 사람 미국 사람
생김새가 아니다.
까무잡잡하고 가슴 털들에
휑하고 시원한 대머리들이 많다.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탐구를 안 했기 때문에
날씨를 전혀 몰라서
난 런던 날씨처럼
긴팔에 겨울 파카를
걸치고 있었다.
반팔에 반바지를 걸친
사람들이 나를
쏘아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결국 커피숍 안에는
무서워서 못 들어가고
야외 Ben& Jerry
아이스크림 가게 밖
벤치에 혼자 앉아
초코 Penaut 아이스크림으로
공포와 고립을
내려놓으며
'여기 경찰 번호는 무얼까
'
고심하며 마음을 식히고 있었다.
"Hi, What time is it now?"
오마갓!!! 와우! 영어다!
두 눈이 떠지고 갑자기
세상에서 둘 도 없는
전투장에서 아군을
만난 기분이었다.
"지금 2시 30분이야!"
아군을 두 팔 벌려
상큼한 미소를 발사하면서
내 품으로 맞아들였다.
그래! 이게 첫 번째 남편과의
만남 순간이고
돌이켜보면
내가 남편에게 먼저
Flirting 했다.
남편은 Life Guard 일을
오후 2시에 마치고
퇴근을 하다가
나와 엮이게 된 것이다.
나에게 영어를 던진
남편은 늘 해오던
외국 여자 꼬시던 작업이었고
나한테는 하늘이 보내 주신
구세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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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까칠합니다. 세상에서 나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새 중년의 반이 넘어갔습니다. 조울증을 치료하면서 세상을 다시 보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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