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제가 24년 전에 영국에서 돌봐주었던 L군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현재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지금 25살이 되어가는 저의 파란 눈 왕자님이 우울증 에피소드를 겪고 있다는 소식은 제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너무도 사랑했었던 저의 baby였습니다. L군이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런던으로 달려가서 안아주고 도와주고 싶습니다.
L군과 텔아비브에서 24년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두 번째 소식은 이스라엘에서 15년 전부터 만나서 가족처럼 지내고 살았던 60대 중반 Y한국 언니의 뇌졸중 발병입니다.
2024년 11월 말쯤 좋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남편과 함께 한국에 방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12월에 이스라엘에 돌아오시고 난 후 바로 그다음 날에 뇌졸증을 겪으시고 이제 3주가 지났다고 합니다.
그냥 오늘 새해 안부 여쭙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음성 녹음으로 남기신
"난 아파, 그리고 몰라, 한국말 몰라..."
이 소리에 이게 장난인지 사실인지 몰라서 멍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남편 분이 전화를 주시고 상황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 언니도 이스라엘에서 하셨던 일과 한국에서 일어난 가족 간의 일이 힘드셨구나!'
언니의 병은 스트레스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구는 항상 돌고 있고 세상도 항상 빙글거리고 있습니다.
2024년 말과 2025년 초는 아주 슬프고 나쁜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제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은 전쟁 457일째인 이스라엘의 비극입니다.
457일째 인질로 잡혀가 열악하고 심각한 환경에서 버티고 살아남아 살아 계신 분들의 앞으로의 생사 여부입니다. 현재 인질 100명 중 50-60명의 살아 있다고 예상됩니다.
또 팔레스타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힘도 못쓰고 파괴되고 있는 전쟁의 폐허 속에죽어 나가고 피난 생활을 해야 하는 팔레스타인들의 기구한 운명입니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생기는 스트레스.
저는 모든 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뇌졸증, 암, 그리고 정신과로 연결된 병에 걸리시는 많은 분들을 보면 그분들의 생활방식이 무척 눈에 뜨게 스트레스가 높아 보입니다.
성공하셔서 사회적인 직위도 높으시고, 재무적으로도 부자시지만 질병에 걸리셔서 투병하시는 분들을 보면,항상 떠 올라왔던
'왜 병에 걸리셨지?'라는 생각, 그 원인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대부분 그분들의 인생은 아주 투쟁적이고 격렬했던 스트레스 인생으로 공통점이 보입니다.
40의 나이에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던 이스라엘에서 알게 된 한국 여자 동생 J,
이스라엘 정보국에서 일하시다가 뇌졸중에 걸리신 한국 여자 언니 Y.
이스라엘 남자와 결혼했다가 20년 만에 이혼하고 이스라엘에서 둘째 아들과 사시다가 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신 일본인 60대 K 아줌마.
그리고 저도 이스라엘에서 600명 정도의 다국적 하이테크기업에서 12년을 근무할 때 겨울이면 우울증으로 고생했었습니다.
평등했던 직장 상사와의 관계, 나보다 훨씬 어렸던 이스라엘 팀원들과의 친구 같았던 colleague 관계는 한국에서는 일어날 수도 없었던 자유롭고 평등했던 직장이었고, 제게는 꿈과 같은 직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이 주는 스트레스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겨울만 되면 우중충한 날씨와 스트레스로 오는 우울증에 꼬박꼬박 해마다 겨울이면 우울증 약을 복용하여야 했습니다.
이 직장을 12년 반 만에 관두고 2개월을 쉰 후에 한국에 본사가 있는 S 한국회사의 이스라엘 주재 S 연구원에 취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part time으로 하루 6시간만 일을 하였지만 그래도 아이 둘을 키우며 출퇴근을 하기는 쉽지 안 있습니다.결국 full time으로 일하게 되었고, 저는 인간관계에서 한국에서 느꼈던 한국인 상사 스트레스를 퍽 깊게 느꼈습니다.
왜 한국인 회사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한국분과 저보다 상관이었던 한국 상관분과의 눈치가 항상 보였을까요? 일적으로도 많이 힘이 들었지만, 한국에서 오신 주재원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저를 하루하루 갉아먹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현지 채용인으로서 다른 이스라엘 직원들처럼 행동하고 대우를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한국인으로서의 존재감이 주재원들로부터 요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이스라엘 레바논 2차 전쟁도 재택근무를 하며 이 회사에서 8년 반을 견디었습니다. 매달 받았던 높은 월급이 저를 노예화시켰고 회사에 매달리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국 번아웃으로 조울증을 진단받고 2021년 4월 말에 사직서를 이메일로 제출하였습니다. 이스라엘 규정에 정해진 대로 1달을 인수인계 기간으로 정하고 5월 31일을 퇴직 날짜로 정했습니다. 8년 반 동안의 회사 생활을 마감했고 현재까지 저는 더 이상 출퇴근하는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증의 기간은 2021년 한 달 정도 경험했던 것 같고 대부분의 시간은 지독한 우울증의 날들이었습니다.
기적처럼 제 조울증에 맞는 약을 지난해 5월에 투약받았고, 현재까지도 약을 처방받고 투약받고 있으며 이렇게 브런치에 1주일에 두 번씩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5년 동안 저의 정신과 의사로 계신 Dr. Livi는 제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Kevin, 넌 평생 약을 먹어야 해! 너의 병은 중간에 멈추는 병이 아니야! 너에게 맞는 약을 찾는데 5년이 걸렸어! 이건 네겐 행운이야! 절대 약을 끊을 생각을 하면 안 될 거야 "
현재 제가 복용하는 약은 조울증에 관련된 두 가지 약입니다. 이 약들을 먹으면 말이 느려지고, 혀가 꼬입니다. 오후가 되면 미치도록 단 것이 먹고 싶어서 초콜릿을 찾아 먹게 되니까 3개월 만에 5킬로의 체중이 불었습니다. 자기 전에 수면제 또한 졸피뎀 계통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300g의 세로켈과 수면제를 복용하고 잤는데 저녁 11시부터 오늘 아침 11시까지 잠이 깊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흔들어 깨웠는데 온몸이 너무 무겁고 가라앉아서 금방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5년 동안의 지옥 같던 조울증을 극복하고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히브리어를 다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히브리어로 블로그를 만들 계획입니다.
하루에 30분씩 영어 쓰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영어로도 미래에 블로그를 만들고 싶습니다. 문법과 영어 문학 쪽으로 읽기와 쓰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먹어야 할 조울증 약과 영양제들은 정해진 시간에 꼭 먹습니다.
책에 우산 그림 위를 잘 보시면 약들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한 1시간씩 책을 읽거나 브런치 글을 준비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하루하루를 살고 있고 브런치에는 작년 11월부터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2025년 을사년에 이스라엘에 평화가 오길 기원합니다.
한국에도 하루빨리 평화와 화합이 이루어질 바랍니다.
온 세계가 서로 협력하며 공존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하루하루 만족스럽고 어제보다 0.1% 나은 오늘이 되시기를 기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