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봐야 보인다

by 정수TV

작년 어느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의 여파로 법원에서 시행하는 상담을 6개월 프로그램으로 받고 있다. 학부모야 이유가 있겠지만 당사자인 나는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었다. 이번에 상담을 받으며 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특히, 상담받으러 가는 길은 왜 그렇게 참담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거의 초임시절 반 아이가 속을 썩여 체벌을 가했는데 그게 잘못되어 나에게 학부모가 정말 나쁘게 굴 때가 생각났다. 솔직히 속 썩이던 아이가 한 행동을 생각하면 내가 한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안들 정도인데 부모는 그걸 모른다. 알면서도 그러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수모를 당하고 나니 나의 마음속에는 학부모에 대한 원망이 자리 잡았다. 내가 사실을 이야기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과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나를 대하는 그 당시 학부모의 못된 행동들. 시간이 20년이나 지나도 잊을 수가 없다.

요즘은 가정에서건 학교에서건 많은 외로움을 느낀다. 누군가는 외로워야 말년이 편하다고 하던데 그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외로운 지금이 너무도 괴롭고 고독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번에도 어찌 되었건 아동학대로 상담을 받으며 상담 선생님께서 오히려 학부모가 제기한 것에 대한 이야기 보다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풀어야 하는게 중요하며 몇번의 상담을 통해 나에겐 가장 좋아하는 일이 글을 쓰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런데 글 쓰는 것을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는데 왜 책을 내지 않냐고 두 번이나 물어보았다. 처음 말씀하실 때는 책? 내가? 그러면서 그날 저녁 '책내는 법'에 대해 유튜브로 검색도 해봤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또 상담을 받으며 책 쓰기를 권하셨다.

6년 전 어느 선생님께서 나에게 유튜브를 권했던 적이 있었다. 평소에 하고는 싶었지만 교사라서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그 선생님의 권유를 받아들여 유튜브를 처음 찍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 찍으며 참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익은 얼마 안 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나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게 왜 그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요즘 탈북자 유튜브를 가끔 보는데 이 분이 탈북한 이유가 자유를 찾아 떠나온 게 아니라 유튜브를 하고 싶어 했나 보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또한 그 행복해하고 즐거운 모습이 나에게까지 전달되곤 한다.

이번에 상담선생님의 권유도 진지하게 받아들여볼 생각이다. 나는 나를 객관화 하기 힘들기에 남의 권유가 어쩌면 정확한지 모르겠다. 마치 부모인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것 좀 안 해볼래? 라며 권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운동만 좋아하는 막내 아이에게 운동보다는 피아노 학원에 등록하라고 얘기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남이 봐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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