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나의 이상한 행동들에 관한 것이다. 일명 나의 미친 짓 퍼레이드. 내가 생각하기에 가끔 미친 짓을 아주 여유롭게 하고 다니는데 그것에 대한 고찰이랄까? 궁금해졌다. 나에게 있어 미친 짓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특이하게도 신고를 잘한다. 어렸을 적 배웠던 간첩신고의 중요성에 화답이라도 하듯 나는 신고정신이 투철하다. 때는 결혼하고 얼마 후 내가 어릴 적 살던 집을 수리해서 살고 있었는데 가정집들이 주로 있는 동네였다. 하루는 저녁 모임이 있어 버스를 타러 걸어가고 있었는데 왠 큰 헝겊 같은 게 큰 길가에 있었다. '누가 헝겊을 버렸지?'라고 생각 들었다. 그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걸어가는데 가까이 가면 갈수록 사람 같았다. 가까이 가보니 정말 어느 중년의 여성이 바닥에 엎어 있었다. '으악!' 게다가 그곳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2차선 도로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여보세요" 나는 그분을 흔들어 깨웠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꼼짝 않고 엎드려 있었다. 그런데 정말 어느 누구도 그분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주위는 벌써 어둑해졌다. 더 시간이 지체되었다간 사달이 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주머니 속에 핸드폰을 꺼내 '119?, 112? 아 어디로 해야 하지?"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람이 문제가 생겼으니 119가 맞는 듯하였다. 바로 전화 걸어 바닥에 사람이 쓰러져있다고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곧 출동할 테니 내가 그곳에 있어 달라는 것이었다. 모임이 있어 가봐야 하는데 그분이 걱정 들어 옆에 서있었다. 그런데 119가 온 것이 아니라 112 경찰차가 먼저 도착하였다. 알고 보니 정황상 뭔가 강력사건으로 접수되어 경찰차가 먼저 출동하고 곧 119도 도착하였다. 그렇게 경찰차가 오고부터는 상황이 이상하게 전개되었다. 주위에 그렇게 사람이 없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고 경찰이 다가오니 엎드려 있던 아줌마가 벌떡 일어나 주위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나에게 막 따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일행들도 있었고 뭔가 이유는 알길 없었지만 일부러 바닥에 엎어져 있었던 듯싶었다. 그런데 119, 112가 다가오니 신고자인 나에게 되려 따지는 것이었다. 다행히 경찰이 왜 이렇게 위험한 도로에 누워있었냐고 아줌마를 혼내였다. 도착한 119 대원들도 아줌마를 데려가 이것저것 검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신고했나?' 싶기도 하고 그 모습을 끝으로 나도 나의 모임에 간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이상한 점은 주위에 일행들이 있었음에도 그 상황을 말리지 않은 점이다. 그러다 정말 큰일이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심히 걱정스러운 상황이었다.
두 번째로 신고한 것은 사실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막내가 태어나 기분 좋게 산후 조리원에 가는 길이었다. 아이를 보러 가는 길이니 들떠 있었다. 신나게 가다 평소 비보호 좌회전(파란 신호등일 때 상대차선에 차가 없으면 좌회전 가능)을 하는 곳을 만나 앞에 차가 안 오길래 평소처럼 좌회전을 했다. 그런데 멀리서 경찰차가 쫓아오더니 나에게 신호를 위반했다고 한다. 나는 웃으며 "하하하, 농담하지 마세요. 그곳은 비보호 좌회전입니다" 당당하게 말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라고 했다. '이 젊은 경찰이 나를 놀리는구나!'라고 생각했고 "그럼 확인해 보죠. 제 차를 따라오세요"라며 입가에 미소를 머 금채 호기롭게 경찰차를 뒤에 따르게 하고 그곳으로 다시 유턴하여 갔다. 잠시 후 도착해 보니 이상하게 분명 "비보호 좌회전"이라고 크게 쓰여있던 간판이 없어지고 화살표 좌회전 신호등으로 바뀐 것이다. 이후 언짢은 표정과 말투로 경찰은 나에게 신호등을 어기고 이렇게 당당한 분은 처음 봤다는 이야기와 함께 가격이 비싼 신호위반 딱지를 끊어주고 떠났다. 이젠 막내를 보러 가던 기분 좋은 기분이 아니라 뭔가에 속은 듯한 분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딱지를 받고 나는 너무너무 화가 났다. 아이를 보러 가던 길가에 차를 세우고 누구에게 이 상황을 하소연할까 고민하다. 전화를 걸었다.
"112"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런 상황에 또다시 경찰에게 전화해서 지금 있었던 상황을 신들린 듯 설명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얼마 전 비보호 좌회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정식 신호등이 설치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딱지를 끊은 경찰이 그 부분을 설명하고 갑자기 바뀐 신호등이니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실수를 눈감아줘도 될 상황 같다는 이야기에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휴~, 그럼 그렇지' 아까 전의 딱지를 끊던 상황에서의 분노도 전화상의 나이 지긋한 경찰관의 친절한 설명에 내 마음이 위로받았고 눈 녹듯 사라졌다. 나는 이렇게 신고하기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