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드라마를 보면 복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보는 내가 통쾌하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에게 또는 집이 부자라서 못되게 구는 시어머니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씻어주는 고마운 장면이 아닐까 한다. 나 또한 김치 싸대기로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여럿 있다.
지난 나의 글 속에 있는 교장선생님들은 하나같이 나를 괴롭혔다. 물론 안 그런 분도 계시지만 극히 드물다. 작년에 같이 근무했던 교장선생님은 뭐랄까? 아이들을 정~말 사랑해서 항상 교장실에 아이들이 대자로 누워있고 전담이나 담임 선생님들의 험담을 잘 들어주는 누가 보면 겉으로는 엄청 좋은 그런 분이셨다.
내가 진행하는 체육수업이 끝나면 몇몇 아이들이 불만을 품고 교장실로 찾아가 얘기하고 들어주고 사탕 주고 뭐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끝내 나를 교장실로 불러 아이들에게 사과하라고 까지 했다. 정말 치욕적인 나날의 연속이었지 않았나 생각 든다. 역시나 끝내 사고는 일어나고 말았다.
아동학대로 그 아이들 중 어느 여학생의 아빠가 경찰에 나를 신고하게 되었고 나는 이문제는 내가 풀어야 했기에 그 아빠와 통화를 하였고 풀릴 줄 알았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계속된 압박. 끝내 내가 학교를 잠시 그만둘 것을 교장선생님 아니 이제부터는 교장이라 부르고 싶다. 그분이 주장하였다. 더 이상 받아줄 수 없었다. 법적으로 나서면 나도 같이 나선다고 했고 더 이상 교장실에서 얘기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 후 지루했던 법적 다툼. 나에게 아동학대 협의가 인정되어 상담을 받고 지금 잘 근무하고 있다. 학교는 기간만료가 되어 옮기게 되었고 예전의 일들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당시 교장은 정말 나에게 너무 심하게 굴었다. 학부모와 이야기할 기회를 빼앗고 오직 내가 학교를 나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하였으니 나에게 있어 교장은 못된 게 군 학부모 보다도 더했다.
나중에 길거리서 만나면 어차피 학교도 옮겼으니 한 번은 큰소리로 따지고 싶었다. 그렇게 학부모 편에서 못살게 굴으니 기분 좋은가에 대해, 도대체 그렇게 해서 본인에게 무엇이 그렇게 이익이 되었나? 등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그런데 휴일에 유튜브를 보고 있다 갑자기 자동차 트렁크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날도 추웠다. 그렇게 쓰레기봉투를 하나 챙겨 먼지 싸인 자동차의 트렁크를 열고 그동안 쓰지 않던 별의별 물건을 모두 꺼내 풀밭에 펼쳐 놓고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었다. 순간 멀리서 낯익은 얼굴이 걸어오고 있었다. 바로 그 교장이었다.
"어유 어쩐 일이세요?" 나는 반갑게 인사했고 교장도 놀랐는지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 잘 지내셨느니, 이곳은 어쩐 일이냐는 등 그간의 안부를 전하였다. 그렇게 헤어지고 정리를 멈추고 나 스스로 멘붕이 왔다. 아니 그렇게 원수 같은 분인데 길거리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게 인사하는 내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같이 근무할 때 나처럼 악하게 군 관리자를 길거리서 만나면 막 따지고 망신을 준다고 하던데 나 또한 그렇게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못하겠다. 내 마음속의 아무리 미운 마음이 있더라도 그게 안됨을 오늘 알게 되었다. 김치싸대기는 K-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