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집사람의 성화에 '이렇게는 못살겠다' 생각이 들었다. 집사람과 결혼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결혼초에는 이렇게 좋은 사람이 있나 내 인생은 성공했다 생각이 들었지만,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로 싸움이 났는데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었다. 이러다간 큰일이 날 것 같아 내가 작은 학교로 옮기고 그곳에서 몇 년간 있었다. 마음이 가라앉나 싶어 다시 돌아왔는데 주말에는 왜 그런지 아직도 싸움을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쏘아붙였다. 아이들도 컸고 나 또한 새 출발 하기에는 이미 나이가 찼기에 다른 생각 안 했는데 주말 내내 싫은 소리를 듣고 있자니 슬퍼진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각자 자신의 길로 나갔으면 좋겠다. 몇 달 전에는 내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괴로우면 집에서 나가"라고.
주말이 끝나고 다시 근무하러 학교로 오는 길이 왜 그렇게 가벼운지 모르겠다. 직장생활은 나에게 하나의 탈출구이자 구원의 손길이다. 가정생활이 힘들면 직장생활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영어 단어 중 이런 말이 있다. "Thanks god it's Friday." '금요일이 있음을 신께 감사한다'라는 의미인데 나는 차라리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직장생활이 있음을 신께 감사하고 싶다.
이렇게 글을 쓰고 며칠이 지났는데 학교에 와보니 엄청 말만 듣는 아이들을 만났는데 직장생활도 별반 다름이 아니구나 느끼게 된다. 속이 뒤집히는 거 같고 그 감정이 하루 종일 지속됨이 느껴진다. 도대체 나를 위로하는 게 세상에 있나 싶다. 그래서일까 수년 전쯤 만난 상담선생님께서 나에게 나를 위로할만한 것을 반드시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게 직장생활인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그 역시도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역시 내가 하는 일 중에 찾는 게 빠를 것이다. 뭔가 엄청난 것이 아니 아주 사소한 일에서 나를 위로하는 게 있을 것이다. 글을 쓰던, 유튜브를 찍던, 더러운 곳을 청소하던, 좋은 사람과 대화를 하던, 좋은 책을 읽던, 그림을 그리던, 고장 난 뭔가를 수리하던, 악기연주를 하던지 뭔가 새로운 것이 아닌 내가 평소에 하던 일 중에서 나를 위로하는 것을 찾아야겠다. 그것만이 나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임을 또다시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