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죽으면 지옥을 갈지 천국을 가게 될지 궁금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옥은 어떤 모습을 까 생각한다. 사람의 혀를 길게 잡아끌어 바닥에 큰 못을 박고 악귀들이 그곳에 쟁기질하는 모습일까? 영화 속 모습에서 그려지는 지옥의 모습을 가끔 상상하곤 한다.
방학을 맞이하여 집사람과 매일 사소한 일로 언쟁을 주고받는다. 정말 별의별 일로 싸움을 하고 나면 이곳이 지옥이구나 생각 든다. 유튜브 속 파렴치한 범죄로 인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의 모습, 요 근래 이란의 독재자 하메네이가 외국인 용병을 몇십 달러에 사 와 자국민을 총으로 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지옥이 멀지 않음이 느껴진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안 좋은 일도 있기 마련. 나 또한 아동학대로 징계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사는 것 자체가 지옥이 아닐까 싶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지금 나의 모습이 지옥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약간의 업무를 처리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휴대폰 속 농협 계좌를 보니 단군이래 가장 부유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의 부모님 때 보다 직장생활을 오래 한 내가 오히려 더 잘 사는 거 같다. 나는 지금 비록 지옥에 살고 있지만, 그럴수록 부유해짐이 느껴진다.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허공을 헤매는데 오히려 지갑은 두둑해지고 있다. 이게 양쪽 모두를 만족할 수 없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다. 내가 만약 나의 행복을 위해 이 지옥에서 벗어난다면 지금의 부유함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지옥과 부유함은 정비례관계라 생각 든다.
이렇게 글을 쓰고 징계위원회를 다녀왔다. 정말 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억울하다면 뭔가 소명해야 했기에 며칠에 걸쳐 소명자료를 A4 3장 정도 쓰고 고치기를 반복해 완성해서 가져갔다. 묻는 질문에 답하고 나의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위원회는 날 선 비방이 내 생각보다 훨씬 셌다. "선생님 같은 분이 교직에 있는 것은 부담스럽다."라는 대목에서 저분의 말에 반박을 안 하면 안 되겠다 직감적으로 느끼고 날 선 비방에 맞서 더욱 열심히 방어를 했다. 그리고 또 느꼈다. 이곳도 지옥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준비한 소명자료를 꺼내놓지도 못하고 열띤 언쟁만 주고받고 위원회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곧 위원회의 결과가 내려올 테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찌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나의 양심과 경험은 이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