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는 갈릴리의 한 마을 나사렛에 사는 처녀였다. 그녀의 이름은 모세와 아론의 누이였던 미리암과 같은 이름이었다. 그 이름의 뜻은 ‘존귀함’이다.
다윗의 자손
다윗의 자손이었던 그녀는 요셉이라는 한 가난한 목수를 만나 결혼을 하기로 언약을 맺었다. 그녀의 약혼자 역시 다윗의 자손이었다.
가브리엘이 찾아 온 날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마리아는 갑작스레 나타난 난생 처음 보는 천사의 모습에 놀랐고 그가 한 첫 인사로 인해 두려움에 빠졌다.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그녀를 모를 하나님이 아니셨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유대 처녀 중 그 민족위에 메시아가 오신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어디 있었으며 다윗의 후손 가운데 순결한 처녀를 통해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신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또한 어디에 있었을 까.
하지만 아무나 그 메시아를 뵙지 못하고 그 아무나 그 메시아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순결했던 처녀 마리아
순결한 처녀 마리아는 주의 사자가 전해준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와 삶으로 다가올 것이지를 다 알진 못했지만 그녀는 자신을 부르신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을 드렸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시골 처녀 엄마가 되다
난생 갈릴리의 파도 소리만을 듣고 물새들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였던 마리아는 이제 그에게 닥칠 거센 바람들을 이겨내야 한다. 메시아의 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그저 하루 저녁 파티 장에서 백마 탄 기사를 만나 신데렐라가 되는 것도 아니었으며 한 순간 재벌의 아내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쏟아져 들려오는 나쁜 소문을 듣지 않을 수 없었으며 고민하는 요셉의 붉은 눈을 가슴 아픔으로 바라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와 함께 한 서른 해
예수를 낳자마자 마리아는 하나님의 아이를 죽이려는 헤롯의 칼을 피해 남편과 함께 이집트로 피신했다. 당시 베들레헴은 헤롯이 죽인 아이들의 피비린내로 천지가 진동했다. 순박하고 착하기만 했던 마리아는 자신의 아이로 인해 생긴 그 시대적인 비극을 어떻게 감당했을지 나는 상상이 가질 않는다.
여전히 가난했고 의지할 데 없던 마리아는 남편과 함께 완전한 인간이 된 아들 예수가 하는 목수 일에 생계를 의지한 채 그렇게 나사렛에서 서른 해를 보냈다.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남편 요셉은 그리 오래 살지 못했다 하니 마리아의 삶은 그저 아들 예수만을 바라보며 사는 여자의 일생이었다.
아들이 떠나다
때가 되매 마리아의 아들은 그 어머니를 떠났다. 광야의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던 날로부터 그는 집을 떠났다. 늘 다정하고 착했던 아들이 떠난 빈 자리는 마리아에게 너무 컸다.
그를 위해 살았던 일생이 아니었던가.
요셉이 남겨둔 아들들은 그녀의 곁을 지켰지만 마리아는 늘 집 떠난 아들 생각에 여념이 없었다.
가나의 혼인집에서 아들을 만나다
그가 떠난 지 몇 달이 지난 뒤 가나의 친척집에서 혼인 예식이 있었다. 마리아는 그를 핑계로 사람을 보내 예수를 그 집으로 불렀다. 가나의 친척도 예수를 보고 싶다 했지만 마리아는 그를 보고 싶음에 가슴이 저렸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아들이 오랜만에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그녀의 눈은 아들 생각으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아들아, 이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구나
아들을 만나 너무나도 할 말이 많았었던 마리아는 그날 그 혼인집에서 아직 아들과 눈인사를 나눈 것 외엔 사랑하는 아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 아들은 자기와 함께 온 마리아도 다 알만한 갈릴리의 몇 어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혼인 잔치가 마칠 무렵이었던 그때 마침 그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알게 되었던 마리아는 그것을 핑계로 아들에게로 다가갔다.
아직도 손님들이 가득했던 그 집의 주인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며 마리아는 그 사실을 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아직 그 아들이 기적을 베푸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마리아였지만 그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아는 그녀는 아들만이 그 집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믿어 아들을 불렀다.
여자여, 이 일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마리아는 놀라지 않았다. 단지 그가 이젠 달라진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더 이상은 자신만의 아들이 아닌 온 인류를 위해 이 땅에 온 하나님의 아들이자 세상의 어둠을 향해 버티고 서있는 그를 마리아는 보았다.
그 집의 포도주가 떨어진 일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그의 냉담함에도 마리아는 마음을 쓰지 않았다.
아들이 아무리 그래도 삼십 년이나 그와 함께 한 마리아는 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그 예수의 대답은 ‘내가 포도주를 만드는 일을 위해 아버지께 구하는 것이 싫습니다.’라는 말이 아니었다. ‘나는 술을 만들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아니었다.
그의 대답은 아직 그런 기적을 만들 만한 때가 오지 않았다고 그는 아직 한번도 사람의 땅에서 기적을 행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원칙적으로 안 된다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마리아는 담담했다. 그녀는 아들에게서 돌아섰다. 그녀는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대신 그녀는 그 집의 하인들에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마리아는 그의 아들이 분명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의 그 아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었던가. 그 일이 아무리 술꾼들의 입에다 술을 더 부어주는 일이라 해도 그 기쁨의 날에 그 혼인집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외면할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모르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은 한번도 그가 기적을 행한 적이 없다하더라도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오늘이 그 기적의 첫날이 되면 될 것 아닌가.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부어주었다.
최고급 하늘산(産) 포도주로 잔치를 이어가다
그날 그 혼인집의 노래 소리는 더 큰 흥을 돋우었다. 생전 맛보지 못했던 놀라운 포도주가 그 집에 흘러 넘쳤고 신랑은 그때에야 내 놓았던 질 좋은 포도주로 인해 손님들에게 찬사를 받느라 어리둥절했다.
하나님의 때를 앞당긴 마리아의 믿음과 하인들의 순종
그 일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아들의 말에도 기대를 거두지 않았던 마리아의 믿음, 아직은 그때가 아니라는 예수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님을 기대했던 마리아의 믿음, 그 믿음이 하나님의 때를 앞당겼다.
마리아의 그 믿음은 하인들에게도 전이되어 하인들은 말도 안 되는 일에도 순종하여 그 하나님의 때를 앞당겼다.
마리아와 감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 이 땅에 또 있을지에 대해선 나는 대답할 말이 없다.
처녀의 몸으로 그를 잉태한 마리아의 믿음은 그 누구의 믿음과도 비교되지 않는 믿음이다.
마리아의 눈물
마리아는 예수로 인해 이 땅에서 마음 편한 적이 없었다. 그 누구보다도 힘겨운 삶을 살았다. 이 땅에서의 그녀의 편안한 삶은 가브리엘이 나타나기 전까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으로 인해 결코 슬퍼하지 않았다. 불행하다고 생각지도 않았다.
오로지 그녀는 하나님의 아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행복해했고 멀리 떠난 아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당신이 믿는 하나님
당신이 믿는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당신은 알아야 한다. 마리아처럼 자신의 삶으로 깨달은 믿음이 당신에게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