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잡한 일이 생길 때마다 글을 쓴다. 3월 말에도 주변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머리가 복잡하여 그냥 머리에 떠오르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썼다. 당시에는 ‘아들’이라는 주제로 글을 작성하였다. 글을 작성하는 가운데 복잡한 생각들이 다소 정리되었지만, 깊은 공허함을 느꼈다. 이렇게 글을 작성했는데,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깊은 적막감 속에 빠져들었다.
그때 문득 브런치(brunch)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가끔씩 잠이 오지 않을 때, 누워서 다른 작가분들이 나누는 삶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며,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곤 했었다. 그리고 그때 나도 이 브런치에 글을 올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리포트와 논문 말고는 글을 써본 적 없는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주말 간에 아들을 주제로 세 편의 글을 쓰고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였다. 사실 큰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다른 작가분들이 올린 글들을 보니, 3~5번 정도는 떨어진 후에 큰 깨달음을 얻고 선정된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에 메일 한 통이 왔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메일을 받고 나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제 작가인가?”
“한 번에 통과하다니, 나도 좀 소질이 있나?”
“앞으로 어떠한 글을 쓰지?” 등등등.
브런치 작가가 된 후 기쁜 마음으로 ‘아들’을 주제로 글을 한 번 더 작성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나는 당시에 브런치에서 보내는 일반적인 메일인 줄 알고, 사실 읽지 않고 삭제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브런치에서 부족한 나를 작가로 뽑아주었으니, 의무감(?)을 가지고 그 메일을 확인하였다. 메일 내용은 ‘작업 요청’이었다. 한 어린이 매거진 담당자분께서 나에게 기고 요청을 해주신 것이다.
그 메일을 받고 나서 사실 불안하였다.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나의 성격상 ‘초짜 작가’가 공식적인 매거진에 기고한다는 것 자체가 왠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당자분과 메일과 전화를 통해서 여러 번 대화를 나눈 후 최종적으로 글을 작성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담당자분께 질문을 드렸다.
“선생님, 저는 사실 작가도 아니고, 에세이 형식의 글도 거의 써보지 않았고, 다른 작가분들에 비해서 부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근데 왜 저에게 연락을 주신 거죠?”
담당자분께서는 답변해 주셨다.
“브런치에 올려주신 글에 ‘의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더라고요.”
사실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이러하다. 삶을 나누는 글을 작성하고 싶지만, 단순하게 삶을 나누는 글이 아니라, 그 나누는 이야기 속에 ‘깊이’와 ‘의미’를 담고 싶다. 내가 삶 속에서 느끼고 깊이 고찰했던 것들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고, 이를 통해서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아무튼, 수 차례의 수정 끝에 글은 완성되어 접수(?)가 완료되었다. 논문이 아닌 나의 첫 번째 글이 공식적으로 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 벌써부터 두근두근 거린다. 나의 첫 번째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특히 자녀들과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원한다.
* 이 글을 통해서 J 매거진의 담당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히려 제가 수업료를 드려야 할 정도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해주신 코멘트들을 항상 기억하며 좋고 의미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