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고 있는 내 앞의 컴퓨터 스크린은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정말 존재하고 있는가?” 이러한 인간의 감각에 대하여 지난날 많은 철학자들이 깊이 고민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세상은 진짜 세상이 아닐 수 있고, 하나의 꿈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가 얘기하는 것처럼 유일하게 의심할 수 없는 하나의 존재가 있다. 바로 생각하는 존재인 ‘나’인 것이다. 미각, 청각 등 감각으로 얻게 되는 모든 것을 우리가 의심할 수 있지만, 생각하는 나 자신은 의심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 인간은 때때로 '나'에 대하여 의심할 때가 있다. 의심할 수 없는 나는 정말 존재하고 있는데, 내가 누구인지 혹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을 때가 많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 같지만, 자신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자신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자신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선택일 수 있다. 또한 무엇인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그것은 주변 환경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과정이다. 생각은 추상적이다. 하지만 이 추상적인 생각이 글로 표현되었을 때, 그 생각은 '명료함'을 가지게 된다. 글을 쓰면서 우리는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을 명료하게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으며, 즉 세상 속에서 자신을 뚜렷하고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에 대하여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단순히 글로 표현하고 그것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이 여행하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것을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행 속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하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만났던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서 자기 자신이 그 여행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가족에 대하여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통하여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에 대하여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의 아빠, 엄마, 아들, 딸이 아닌, 오직 글을 쓰는 ‘나’라는 입장에서 세상과 나의 관계를 다시금 정립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한 부분이 아닌, 나로만 가득 찬 나의 존재를 다시금 돌이켜 볼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찾는 과정이다. 세상의 일부분인 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중심에 있는 나를 찾는 과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