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w Feb 06. 2022

간소한 주방에서 보내는 미니멀 레시피

수고롭지만 다정한 밥상


우리가 살면서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은


배고프다

뭐 먹을까?

뭘 먹지? 가 아닐까


오늘은 20대와 40대

두 여자로 구성된 가족의

간소해지고 싶지만

먹고 싶은 것이 많은

그래서 가끔은 서로 입맛을 맞추기도 하는

간단 조리법 이야기다



내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고 자랐지만

칭찬엔 늘 인색한 딸아이가

맛있다...라고 짧게 표현해준


에그 번


계란 4개 완숙 삶기

번 2개 (햄버거빵처럼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곁들여 먹을 토마토 준비

삶은 계란이 뜨거울 때 포크로 다지기

마요네즈 3~4큰술

올리고당 반 큰 술 설탕도 가능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있다면 추가 (맛이 더 좋음)

소금 2꼬집

후추 약간

반만 절단된 번 속에

양념한 계란 소스를 듬뿍 채우면 끝


바쁜 아침

밀대 청소 쓰윽 돌며

가볍게 준비할 수 있다


먹고 나면 짠맛만 남는 (개인적인 입맛이지만)

햄버거보다 10배 맛나다고 할까

다진 야채 없이 계란만으로 간단하게

모닝빵 식빵도 가능!

(주의 : 잠깐 맛을 음미했지만

이미 다 먹어버린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딸아이가 못내 답답해하는

느린 커피 한잔을 내리고

고소한 에그 번을 먹고 마시니

세상 개운하다



딸아이가 가끔 찾는

야채 크림스프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 추운 날

어쩌다 한 끼는 나도 잘 먹는 메뉴

(주의 : 대접으로 양껏 먹으면 후회할 수 있음)


식빵 또는 마카로니나 펜네 한 줌

우유 300ml

생크림 100ml (취향껏)

버터나 식용유

양파를 기본으로 (적당한 냉장고 야채 추가)

밀가루 2인분 기준

밥 수저로 수북이 1큰술 (부침가루 쌀가루 가능)

소금 후추


프 한 그릇 먹으려는데 (일반 레시피는)

끓이다가 믹서에 갈고 다시 냄비에 쏟고

그러기도 하던데

밀가루도 박력분을 준비하라던데...


그러면 벌써 머리가 띵 ~

그래서 나는 장금이는 못된다 ^^


믹서기도 없지만

밀가루 쌀가루도 모두 가능한

갈지 않아서 씹히는 맛이 더 좋은

간단 수프를 만들어 보자


냄비에 버터 또는 식용유로

양파 당근을 먼저 볶고

(은근한 불에서 부드러워질 때까지)

밀가루를 넣고 좀 더 볶다가

우유 생크림을 취향껏 넣고

저으면서 끓이다가 소금 후추 간

마지막에 브로콜리 다져 넣고

불 끄면 완성


밀가루를 넣을 때쯤

길게 자른 식빵에 오일 솔솔 뿌려

약불에 바삭하게 구워 놓기

완성된 스프 위에 올려 먹기



딸아이는 구운 식빵 올려주고

나는 마카로니를 쫄깃하게 삶아

올려 먹는다


이런 것들로 식사할 땐

반찬은 무엇일까?

단무지 피클이 아닌

늘 간단하게 썰어만 놓는 야채들을

소스 없이 집어 먹기 (상큼한 게 딱 좋음)


간식 같지만 식사 대용으로

밥이 없는 주말 아침으로

애들 입맛 가진 어른 간식으로 추천!


얼마 전 직장에서

동료들이 맛있게 먹던

시판 컵수프라는 것을 맛보게 되었다


가내 수공업자는 그만 실망을...

기대와는 달리 뭔가... 흠... ^^

가내 수공 수프는 사랑이다



혹시 프를 끓이다가

양 조절에 실패했다면?


대접으로 양껏 먹고 후회 말고 남겨두기

대파 김치 햄으로

볶음밥을 만들어서

카레처럼 곁들이면 좋다

매콤한 김치볶음밥과 크림수프는

찰떡 어울림


* 남은 생크림 활용법 *

카레에 넣어 먹기

프렌치토스트 달걀물에

계란찜 계란말이에도 추가

간단 스콘 굽기도

각종 파스타에도 굿



라면은 비상식품이라 생각하는 나와 달리

내가 없거나 야식이 생각날 땐

늘 라면이 1순위인

딸아이에게 라면 대신 간단 파스타


삶은 파스타와

토마토 생크림 볶기 (양파도 좋다)

소금 후추 끝


진짜 간단!

생크림 대신 우유 치즈 조합도 굿

토마토가 익으면서 소금 후추 간이 되어

담백하게 맛이 좋아짐

남은 생크림은 냉동도 가능하지만

이렇게 요리조리 생크림 한팩 클리어



밥이 없을 때

면이 생각날 때

야식 또는 혼밥으로 내가 좋아하는 메뉴

(물론 딸도 매우 좋아한다)


용도별 소스를

저장하지 않는 미니멀 부엌의


간단 간장 볶음 쌀국수


넓적한 쌀국수면 70g (저울 따윈 없는 나는

200g 봉지 3 등분했는데 보통은 100g이 1인분)

대파 양파 양배추 매운 고추 추가

소고기 약간 (새우살 오징어등)


간단 간장소스

간장 1큰술

맛술 1큰술

올리고당 반 큰 술

참기름 후추


뜨끈한 물에

쌀국수 담가 불려놓기 (대략 1시간)

오일 두르고 대파 향 낸 후 야채와 고기 볶기

불려둔 면 넣고

간단 소스 두른 후 면 익히기

(소스는 야채와 면의 양에 따라 가감)

후추 넉넉히

참기름 마무리 끝


면만 미리 불려 놓으면 10분 완성

야채는 냉장고 실력 따라 마음대로

숙주 추가 후 깻잎채 올려먹음 더 맛있다

(외식을 이겨버리는 맛^^)

소고기 새우 오징어 모두 가능

야채만 넣어도 ok

시판 우동면으로도 이렇게!

(주의 : 시식자의 빈번한 주문이 생길 수 있음)



회를 즐기진 않지만

연어는 조금 좋아한다

딸아이의 요청으로

절임류를 완벽히 비워낸 미니멀 부엌에

때 아닌 간장절임 등장


미니멀 라이프로 단련된 내공으로

두 명이 두 번쯤 맛있게 먹고 없을 양으로!


외식의 유혹을 잠재우는 연어장


연어 300g 한팩

다시마 우린 물 150ml(맹물 가능)

간장 100ml

맛술 50ml

설탕 1큰술

양파 4분의 1개

대파 10cm

청양고추


다시마 우린 물에

재료 모두 넣고 끓이기

식을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찬물에 냄비 담가 식히기

그동안 연어 잘라놓기 (모양은 맘대로)

채로 건더기 건지고

우리 병에 연어 넣고 양념장 붓기 끝


하룻밤 냉장에서 숙성 후

아침에 맛나게 먹기



눈뜨자마자 뜨끈한 냄비밥을 지어

하룻밤 냉장고에서 잠재운

연어장을 올려 먹는다


수많은 레시피가 있겠지만

나는 양파채와 레몬 슬라이스는

넣지 않았다

나는 미니멀리스트이기에

레시피를 위한 레시피는 사절!

음식 쓰레기로 남을 재료는

준비 과정에서 미리 차단

(단 주재료 맛에 영향이 크지 않는 선에서)


매콤하고 짭조름한 간장에 절여져

사르르 녹듯 맛있다

야채를 원한다면 무순과 와사비

곱게 채 썰어 물에 담가 매운기 뺀 양파채 추가


질리지 않게 2끼만 맛있게

간소한 부엌에 특식으로

꼭 한번 만들어 드셔 보시길

양념준비가 간소해서

힘들지 않고 정말 간단하다



오늘도 나의 주방 한편에

수고한 연장들을 정리해 둔다

안 되는 것 빼고 다 되는 주방 물건들이

새삼 소중하고 고맙다


먹방이라는 말도 생겼고

맛집 순례라는 새로운 놀이도 생겼다

남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알고 싶지 않아도 다 알 수밖에 없는

그런 세상에 우리들은 살고 있구나...


식도락이란 말보다 먹방이란 말은

어쩐지 좀 낯설게 느껴진다

헛헛한 마음을 위로하고

소비로 즐거움을 찾으라는 광고는

물건뿐이 아니었더라


이거도 먹고 저거도 먹어 보라고

많이 사서 다 먹어 보라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힐링해 보라고

그런 티브이나 먹방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다


반면에 그런 것들이 과해서 비용을 들여

먹은 것을 다시 빼내야 하는 한편도 있는

아이러니 세상에 사는 우리들


우리 인간들이 참 많이 외로워졌나 보다

적적함과 심심함을 점점 더 못 배겨내고

무엇인가로 자꾸 자극을 주고

무엇이든 필요 이상 채워야 하는


아무튼 먹는 건 참 즐겁고 감사한 것


밥을 짓고

그 밥으로 힘을 얻어 살아가는

그런 시간들이 우리 삶에 있음에

오늘도 수고롭지만 다정한 밥상을

고민해 본다


저녁은 또 무엇을 해 먹어야 한단 말이냐...





written in 2019.04.2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