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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yper Jan 19. 2021

요동치는 지지율,정권 재창출을 위한 두 가지 전제 조건

-뚜렷한 하락세, 더불어민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

(이 글과 관련하여 직접 만든 유투브 영상은 '민중의대화'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www.youtube.com/channel/UCkBqUflB5Fs2fHJxozVYYow)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서는 특정 시점의 수치가 아니라 두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약 1년 동안 추적한 여론조사 추이를 근거로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여권의 입장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요건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요동치는 대선후보 선호도

<그래프-1>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 최근 13개월 추이 (%, 한국갤럽)


 먼저 지난 1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낙연 당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다. 이낙연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24%에서 28%까지 상승하며 사실상 독주에 가까웠다. 그러나 당 대표 이후 미미한 영향력과 최근 사면 발언으로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은 10%까지 추락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 그래프에서 두 가지 변곡점을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변곡점은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 3자 구도의 형성’이다. 지난 8월 광복절 집회가 낳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낙연 대표가 하락하는 반면 전 국민재난지원금과 같은 진보적 정책 이슈를 선점했던 이재명 지사와 추미애 장관과 대립각을 보이며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변곡점은 사면 발언 이후 이낙연 대표의 급하락으로 인한 3자 구도의 변화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8월 처음으로 20%선이 붕괴되고 5개월 동안 17~20% 초반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사면 발언 이후 10%까지 추락하면서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반면, 이낙연 대표에서 빠진 여권의 지지층이 이재명 후보로 옮겨가고, 법무부 징계에 대해 윤석열 총장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총장의 2강 체제로 바뀌었다. 


 여권의 하락세와 야권의 상승세


<그래프-2>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월간 추세 (%, 리얼미터)


 이번에는 개별 후보의 지지율이 아니라 여권과 야권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2월 2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는 6명(윤석열, 이낙연, 이재명, 홍준표, 안철수, 추미애)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월간 추세를 보여준다. 이 조사 또한 두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하나는 여권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야권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낙연 당 대표의 하락 속에서 여권은 2020년 5월 더불어민주당 3인의 총합이 51.3%을 기록했지만, 12월 39.5%까지 하락했다. 야권은 10월 이후 윤석열 총장의 급격한 상승으로 2020년 5월 11.3%로 지리멸렬하던 수치가 12월 33.9%까지 기록했다. 


 다른 하나는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비국민의힘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으로 여권과 야권의 지지율 합계의 차이가 40%(2020년 5월)에서 5.6%(2020년 12월)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권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반면 야권은 모두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야권에서 1위와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과 홍준표는 무소속이며, 5위의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당 소속이다. 윤석열 후보가 국회 경험이나 정치 이력이 없는 문재인정부 출신 검찰총장이라는 것과 홍준표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현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관계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야권의 지지율은 인물과 구도 측면에서 안정성이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여권의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아직까지는’ 인물과 구도의 관점에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권의 입장에서 앞으로 약 1년이 남은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조건은 무엇일까?  


첫 번째, 주류답게 개혁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2021년 상반기에 얼마나 개혁성과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여권의 핵심 지지층과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가장 핵심적인 불만은 문재인정부(행정부)와 더불어민주당(입법부)이 보여주는 고구마 같은 답답함이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보고 80%에 이르는 시민들은 행정부의 무능함과 탐욕에 촛불로 응수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문재인정부다. 2017년 행정부는 바뀌었지만 입법부인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기는 했지만 123석에 불과했기 때문에 주도적인 입법 개혁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시민들도 알았기 때문에 문재인정부의 답답한 개혁성과를 이해해줄 수 있었다. 나아가 20대 국회에서 야권의 발목 잡기를 눈으로 경험한 시민들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여권에 180석이라는 전무후무한 입법권력을 안겨주었다. 이로써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국가권력에서 시민들이 만들어 줄 수 있는 개혁의 합법적 토대는 모두 만들어 주었다.


 시민들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직도 자신들이 비주류인 것처럼 정치를 하는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시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예를 들면 지지부진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여전히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대북정책, 그리고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4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해야 하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특히, 오늘은 세월호 참사 특수단이 1년 2개월 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는 70년을 이어온 강고한 한국 사회의 기득권과 언론을 들먹이며 하소연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제는 시간이 없다시민들도 한국 사회의 기득권과 언론의 지형을 알기 때문에 180석과 임기 3 차까지 꾸준하게 지지율 5-60% 이상의 여론지형을 만들어  것이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이낙연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이 보이는 이러한 답답함에 따른 반작용으로 나타난 결과가 바로 이재명의 선전이다. 촛불을 들었던 지지자와 시민들 사이에서 당내 기반이 없고 국회 경험이 없는 이재명에게 높은 지지율을 보내는 것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보고 싶은 모습을 지금 이재명 지사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투영된 것이다. 이재명 지사의 정책에 대해 내부적으로 비판할 때가 아니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이재명 지사의 개혁적인 스탠스에 힘을 실어주고 같이 추진할 때다. 이제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게 주어진 반전의 시간은 생각보다 충분하지 않다. 2021년의 정치 일정을 고려한다면, 주어진 시간은 상반기 6개월이다. 앞으로 6개월 내에 더불어민주당에게 주어진 180석의 제도적 권력을 시민들의 니즈에 맞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당연해 보이던 정권 재창출은 힘들어질 수도 있다. 


두 번째, 당내 경선에서 감정의 골을 조심해야 한다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무서운 힘이 바로 감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재임 시절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믿었던 진보진영에서의 공격이었다고 했다. 물론 공격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공격이 합리적 근거와 대안에 근거하여 진보진영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지지하는 특정 후보만을 위한 공격이 될 경우, 당내 단합이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당내 경선 과정이 우려스럽다. 대통령 경선의 역사를 살펴보면 당내에 단단한 대세론이 존재한다면 이러한 감정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줄어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당내 후보 사이 그리고 그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 사이에서의 감정의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여권 내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의 골은 크게 두 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지지층과 이재명 지지층 사이의 감정의 골이다. 이는 지난 대선 과정과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당시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내에서 강력한 후보였지만, 문재인 후보 진영과 이재명 후보 진영에서의 감정의 골이 생각보다 깊었다. 그 감정의 상처가 문재인과 이재명 두 개인 사이에서는 해소되었다고 하나, 같은 당이지만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지지층 사이에서는 그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이낙연의 주 지지층이 문재인 지지층과 겹친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지지자와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 내재되어 있던 감정의 상처가 도드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감정의 골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열린민주당 지지층 사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은 더 강력한 민주당을 외치며 비례 정당으로 출범했다. 열린민주당이 출범하는 과정 그리고 총선 이후 양당의 통합을 두고 적지 않은 상처가 생겼다. 예를 들면, 오랫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던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김어준 진행자에게 가졌던 감정의 서운함을 방송에서 그대로 표출했다. 오랜만에 출연해 당시 김어준 진행자가가 21대 총선 과정에서 열린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정당으로 출범했던 더불어시민당을 지지한 것에 대한 서운함이었다. 바로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에서도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감정의 골은 드러날 수도 있다. 


 정리하면, 이낙연 지지층과 이재명 지지층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모두 민주당 계열이다. 대선에서는 사실상 원팀이다. 원팀이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생각과 방법론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 경쟁을 통해 더 단단한 원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경쟁 과정에서 상대를 향한 도 넘은 공격은 지지층 사이에서 외도치 않은 감정의 골을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 감정의 골은 생각보다 해결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내부적 분열에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싸우되 감정의 골은 피해 싸워야 한다. 현명하게 내부적으로 싸워야 한다.


 결론

 

  서울/부산시장 선거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대선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대통령 지지율, 그리고 정당 지지율에서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권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 사회의 강고한 기득권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다음 대선을 이기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권이 정권 재창출을 이루려면 두 가지가 핵심조건이다. 하나는 ‘180석에 걸맞게, 주류답게 개혁성과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되 감정의 골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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