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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yper Jan 15. 2021

사회이슈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윤석열의 징계 이슈를 보면서-

 우리는 일어나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만난다. 스마트폰의 포털사이트와 SNS 등은 우리에게 매일 새로운 이슈들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그냥 일방적으로 신문을 보거나 뉴스 앵커가 말하는 걸 들었다면, 이제는 기사의 댓글과 주변 지인들의 SNS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그 이슈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어떤 특정 사회이슈에 대해 사람들은 그리고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지인이나 유명인 사는 그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다양한 사회이슈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그 사람이 진보적 또는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회 이슈를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 


 하나의 특정 이슈를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보다 분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3가지 측면은 특정 이슈에서 중심이 되는 개인, 그 개인이 속한 조직 그리고 조직 사이의 구조다. 최근 약 한 달 동안 포털을 뒤덮었던 윤석열 징계 이슈로 살펴보자. 먼저, 개인적 분석으로 이해하는 방법은 이 이슈에서 주된 플레이어인 법무부 장관 추미애와 검찰총장 윤석열을 이해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 판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법조인 출신이며, 5선 의원 경력의 여당 당대표를 하면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가진 추미애 개인의 뚝심과 결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학부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사법고시를 늦게 통과하면서 항상 동기 사이에서도 형님 리더십을 보였던, 그리고 2012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연과 함께 대쪽 검사로 발돋움한 윤석열이 검찰개혁에 맞서 검찰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생긴 불가피한 사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추미애/윤석열 개인의 특성과 상관없이 이들이 속한 법무부와 검찰 조직을 이해하는 것이다. 먼저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검찰의 상급기관으로 이전 정부들에서는 시도하지 못했지만 박상기-조국 전 장관 시기 점진적으로 검찰개혁을 위한 내부 개혁을 감행하고 있었고 추미애 장관은 그 연장선에서 검찰개혁의 고삐를 죄면서 어쩔 수 없이 그 개혁의 반발에 직면한 것이 이번 이슈의 핵심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반면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소유하면서 한국 정치와 경제에 보이지 않는 핵심 권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서 이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의 전조들이 계속 보이자 그 개혁을 가로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발을 하게 되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특히 과거부터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는 인식과 검사 동일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던 검찰 조직은 법무부의 내부개혁을 검찰 조직에 대한 내부 간섭으로 받아들이면서 윤석열의 징계는 검찰 조직의 반발이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이번 윤석열 징계는 추미애와 윤석열이 아닌 다른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었다고 해도 법무부와 검찰의 조직 특성상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태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주요 인물과 그 인물이 속한 조직을 넘어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단순히 추미애와 윤석열의 갈등 또는 법무부와 검찰 조직의 갈등이 아니라 보다 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촛불 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촛불민심이 만들어준 180석의 거대 여당과 이전 정부들에 비해 높은 국정 지지율에 근거하여 촛불민심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검찰개혁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의 열쇠라고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 임기 초부터 문재인 정부는 비검찰 출신의 법무부 장관을 등용시키면서 부드러운 개혁을 시도하였지만, 지난 조국 전 장관의 장관 임명 당시 윤석열 검찰의 수사 이후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검찰은 루비콘 강을 건넜다. 조국 전 장관 이후 교수 출신이 아닌 여당 당대표 출신의 정치인을 장관으로 임명한 것에서 이번 사태는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개인, 개인이 속한 조직, 그리고 구조라는 3가지 차원에서 윤석열 징계 이슈를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사회 이슈는 다양한 변수들이 만나면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하나의 방법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에 3가지 방법을 함께 고려하여 특정 이슈를 접근한다면 그 이슈를 보다 분석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그 이슈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도 예측해볼 수 있다. 그럼 앞으로 윤석열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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