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당"은 정말 설탕이 없을까

설탕의 모든 것 시리즈 A: 「알쓸설탕」(알아두면 쓸모 있는 설탕 지식)

by 조종주

마트에서 요거트를 고른다.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있다. "무가당."


"아, 이건 설탕이 안 들었구나." 장바구니에 넣는다.


그런데 잠깐. 뒤집어서 영양성분표를 보면, "당류: 10g"이라고 적혀 있다. 분명 무가당이라고 했는데 당류가 10그램? 사기인가?


아니다. 당신이 속은 게 아니라, "무가당"이라는 말의 뜻을 우리가 오해하고 있을 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무가당"과 "설탕 무첨가"는 제조 과정에서 당류를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핵심은 "첨가하지 않았다(무첨가)"는 것이지, "들어 있지 않다(무함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두 글자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무가당"으로 표시하려면 다음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식약처, 2021년 11월 개정 고시). 첫째, 당류를 직접 넣지 않았을 것. 둘째, 꿀이나 시럽, 올리고당 같은 당류 대체 원료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 셋째, 잼처럼 당류가 첨가된 원재료도 쓰지 않았을 것. 넷째, 말린 과일 페이스트나 농축 과일주스처럼 농축·건조 등으로 당 함량이 높아진 원재료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 다섯째, 효소분해 등으로 당 함량이 높아지지 않았을 것.


조건이 꽤 까다롭다. 그런데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해도, 원재료 자체의 천연 당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유에는 자연적으로 유당(락토오스)이 들어 있고, 과일에는 과당(프럭토오스)이 들어 있다. 무가당 요거트에 당류가 10그램 나오는 것은 우유와 과일 자체의 천연 당 때문이다.


그럼 "진짜로" 당이 거의 없는 건 뭘까? "무당(無糖)"이다. 무당은 최종 제품의 당류가 100그램당 0.5그램 미만이어야 쓸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제로슈거"도 같은 기준이다. 100밀리리터당 당류 0.5그램 미만이면 표기할 수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무가당/설탕 무첨가 — 제조 과정에서 설탕을 넣지 않았다. 하지만 원재료의 천연 당류는 있을 수 있다. 무당/제로슈거 — 최종 제품의 당류가 100g(또는 100ml)당 0.5g 미만. 거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제로슈거라고 해서 열량도 제로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리서치의 2024년 12월 조사에 따르면, 제로 표기 기준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33%에 불과했다. 37%는 칼로리나 당류가 완전히 0일 때만 제로 표기가 가능하다고 오해하고 있었고, 31%는 기준 자체를 처음 접했다(한국리서치, 2025년 2월 발표).


이 혼란을 줄이기 위해, 2026년 1월부터 표시 기준이 바뀐다. 감미료를 써서 "무당"이나 "무가당"을 표방하는 제품은 "감미료 함유"라는 문구와 정확한 열량 정보를 함께 표시해야 한다(식약처, 2024년 7월 개정 고시). 예를 들어, "제로슈거(감미료 함유, ○○○kcal)" 같은 식이다.


결론은 하나다. 앞면의 큰 글씨보다 뒷면의 작은 글씨를 믿으시라. 영양성분표의 "당류"와 "열량" 항목이 진실이다. 마케팅 문구는 언제나 진실의 일부만 말한다.


참고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등의 표시기준」 개정 고시, 2021.11.5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등의 표시기준」 개정 고시 (대체당 표시 강화), 2024.7.24 (2026.1.1 시행)

한국리서치, 「'제로 음료' 표기 기준 인지도 조사」, 2024.12.20~23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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