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은 왜 중독될까

설탕의 모든 것 시리즈 A: 「알쓸설탕」(알아두면 쓸모 있는 설탕 지식)

by 조종주

치킨에 콜라. 감자칩에 초콜릿. 짠맛 다음에 단맛, 단맛 다음에 짠맛.


우리는 이걸 "단짠"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아예 하나의 식문화 장르가 되었다. 그런데 왜 이 조합이 이렇게 끌리는 걸까. 의지가 약한 탓일까?


아니다. 뇌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단맛과 짠맛은 각각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한다. 단맛을 느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짠맛도 마찬가지다. 도파민은 "이거 좋아, 더 해"라는 신호를 보내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런데 단맛과 짠맛을 번갈아 먹으면, 뇌가 단일 자극에 적응할 틈이 없다. 매번 새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걸 이해하려면 '감각 특이적 포만감(sensory-specific satiety)'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1980년대 옥스퍼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바바라 롤스(Barbara Rolls)의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확인한 현상이다. 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그 음식에 대한 쾌감이 점점 줄어든다. 케이크를 다섯 조각 연달아 먹으면, 첫 조각의 감동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뇌가 "이 맛은 충분히 경험했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전혀 다른 맛이 등장하면? 포만감이 리셋된다. 롤스의 실험에서, 한 종류의 음식만 제공했을 때보다 여러 종류를 제공했을 때 참가자들이 유의미하게 더 많이 먹었다(Rolls et al., 1984). 다양한 맛이 섞일수록 뇌는 "아직 새로운 것이 있다"고 판단하고 식욕을 유지하는 것이다.


"단짠"은 이 메커니즘의 가장 효율적인 버전이다. 단맛과 짠맛, 단 두 가지만으로 포만감의 리셋을 끊임없이 반복할 수 있다. 치킨(짠맛) → 콜라(단맛) → 치킨 → 콜라. 뇌는 매번 "새 자극"으로 인식하고, 우리는 "배가 부른 줄 알면서도" 손을 멈추지 못한다.


식품 업계는 이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소금이 뿌려진 캐러멜, 짭짤한 프레첼에 초콜릿 코팅, 베이컨 메이플 시럽, 간장에 졸인 달콤한 치킨 — 이런 조합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다. 미국의 전 FDA 국장 데이비드 케슬러(David Kessler)는 자신의 저서 The End of Overeating(2009)에서, 식품 기업들이 당·지방·소금의 조합을 "과식 유발 지점"에 맞춰 정밀하게 조율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니 치킨 앞에서 콜라에 손이 갈 때,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뇌가 수십만 년에 걸쳐 고칼로리 식품을 선호하도록 진화한 결과이고, 식품 산업이 그 본능을 정밀하게 겨냥한 결과이니까.


다만, 그 메커니즘을 아는 것만으로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다. "아, 지금 뇌의 포만감이 리셋되고 있구나." 이 한 문장만 떠올려도, 치킨 한 조각을 덜 먹게 되거나 콜라 대신 물을 집게 될지도 모른다. 알아야 멈출 수 있다.


참고 자료

Rolls, B.J. et al., "Pleasantness changes and food intake in a varied four-course meal,"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Vol.51, 1984, pp.109–120

Kessler, D.A., The End of Overeating, Rodale Books, 2009



다음 편 ― 「"무가당"은 정말 설탕이 없을까」: 마트에서 눈을 속이는 세 글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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