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모든 것 시리즈 A: 「알쓸설탕」(알아두면 쓸모 있는 설탕 지식)
시험 전날 밤, 책상 위에 초콜릿이 놓여 있다. 원래 안 먹으려고 했는데, 손이 간다. 한 조각만. 그런데 어느새 반 판이 사라져 있다.
의지 탓이라고 자책하시는가? 아니다. 범인은 코르티솔이다.
코르티솔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린다. 시험, 마감, 상사와의 갈등, 수면 부족 — 이런 상황에서 몸은 코르티솔을 분비하여 위기 대응 모드에 돌입한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혈당이 상승하고, 에너지를 빠르게 동원할 준비를 한다. 여기까지는 생존에 필요한 정상 반응이다.
문제는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도망치면 끝나는" 종류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험은 며칠이고 계속되고, 마감은 끝없이 밀려온다.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몸은 고칼로리 음식, 특히 단맛과 지방이 조합된 음식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왜 하필 단맛일까. 단맛은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일시적으로 스트레스에 의한 불쾌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초콜릿은 이 효과가 특히 강하다. 당분에 더해 카카오의 테오브로민, 소량의 카페인, 그리고 입안에서 녹는 지방의 질감까지 — 뇌가 좋아하는 것들의 종합선물세트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엘리사 에펠(Elissa Epel) 등의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복부 지방 축적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는 코르티솔이 내장 지방의 축적을 촉진하는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Epel et al., 2000, Psychoneuroendocrinology).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것을 찾고, 단 것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 증가와 대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악순환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 악순환에는 "학습"이 개입한다. 스트레스 → 초콜릿 → 기분 개선이라는 경험이 반복되면, 뇌는 "스트레스 = 초콜릿이 필요하다"는 연결고리를 만든다.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에 침을 흘렸듯, 우리 뇌는 스트레스 신호에 단맛 갈망으로 반응하도록 조건화되는 것이다.
이걸 알면 어떻게 해야 할까. 초콜릿을 금지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지금 내가 정말 배가 고픈 건가, 아니면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있는 건가"를 한 번 구분해 보라는 것이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 단 것이 당긴다면, 그건 몸이 아니라 코르티솔이 말하는 것일 수 있다.
잠깐 산책을 하거나, 심호흡을 하거나, 5분만 다른 일을 해 보시라. 갈망은 파도처럼 밀려오지만 파도처럼 지나간다. 10분을 견디면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시험 전날 초콜릿 한 조각이 세상을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문제는 "매일 밤 반 판"이 습관이 될 때다. 코르티솔의 메커니즘을 알면, 적어도 그 습관이 시작되기 전에 알아차릴 수 있다.
Epel, E.S. et al., "Stress and Body Shape: Stress-Induced Cortisol Secretion Is Consistently Greater Among Women With Central Fat," Psychoneuroendocrinology, Vol.25, No.5, 2000, pp.443–454
Adam, T.C. & Epel, E.S., "Stress, eating and the reward system," Physiology & Behavior, Vol.91, 2007, pp.449–458
다음 편 ―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단맛을 좋아한다」: 혀가 처음 맛본 세계, 그 본능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