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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상 Jun 26. 2022

싸이의 신곡 ‘That That’

후렴구에서 반복되는 멜로디의 형태에 대한 고찰

내가 좋아하는 가수 싸이가 신곡을 냈다. 제목은 ‘That That’


지극히 싸이스러운 면이 충분히 들어있지만 뭔가 요즘 감성이 녹아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곡이 자그마치 방탄소년단, 아니 BTS의 슈가라고 한다. 유튜브 업로드 약 1개월 만에 2.4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니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조회수 하나 올려주시며 감상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다.



https://youtu.be/8dJyRm2jJ-U




반복되는 부분의 멜로디를 들어보면 매우 간단하다. ‘미 미 미 파 파’ 작곡을 제대로 배워 본 적은 없지만 어디서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같은 음의 반복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배운다고 한다. 아마도 곡이 지나치게 단순해지고 지루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요령 정도가 아닌가 싶은데, 슈가라는 이 음악가는 저 단순한 음들의 반복으로 훌륭히 신나는 음악을 만들어 냈다. 괜히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게 아니구나.


클래식에서는 반복적으로 음을 사용하여 성공한 예가 있지 않을까? 물론 있다. 음을 반복하면 안 된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대놓고 연타를 날리던 패기 있는 작곡가는 다름 아닌 모차르트이다.



https://youtu.be/s2Gedb05J5M




그의 오페라 마적의 서곡을 들어보면 초반의 느린 부분을 지나 갑자기 흥겨워지는 부분이 나타나는데 위의 영상에서는 1분이 약간 넘어간 시점부터 시작된다. 미 플랫이 6번이나 반복되고 이어서 시 플랫도 6번 반복되는 걸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지루하거나 단순하다는 느낌은 아예 들지 않게 곡을 이끌어 간다. 천재가 괜히 천재가 아니다. 그리고 같은 오페라에 나오는 정말 유명한 밤의 여왕 아리아의 초고음 부분에도 같은 음이 연속해서 나오는 부분이 존재한다. 영상의 1:50초부터 들어보시라.


https://youtu.be/ZAiCbYc4hQ0




그렇다면 모차르트와 함께 고전음악시대 천재 음악가로 유명한 베토벤은 음의 반복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왜 아니겠는가. 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을 들어보자.


https://youtu.be/wUyyeUjp4R4




시작하자마자 같은 음을 자그마치 13번이나 때려 박는 패기!


낭만시대 음악의 거장 중 한 명인 프란츠 리스트도 자신의 유명한 곡에 동음 반복을 사용했다.


https://youtu.be/5sVNk-fSKRQ



그의 사랑의 꿈 No. 3의 시작 부분 멜로디에도 도 음이 6회나 반복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아래에서 흐르는 화성이 유려하게 변해가며 음악의 흐름을 유도해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작곡의 상식이나 통념, 혹은 화성법이라고 알려진 원칙들을 우리가 아는 훌륭한 작곡가들은 가볍게 즈려밟아 주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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